경기 곤지암 화담숲의 수국원은 여름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4500㎡(1360평) 규모에 100여 품종, 7만여 그루의 다채로운 수국이 아름다움을 뽐낸다. 푸른빛으로 가득한 산수국 군락에서는 여름 숲이 자아내는 장관을 감상하기에 충분하다. 크고 작은 송이의 꽃들이 한 다발을 이루는 나무수국도 여름 숲의 매력을 더한다. 제주 휴애리 수국축제는 여름 수국을 늦여름까지 즐길 수 있는 곳. 수국올레길을 걸으며 푸른색, 핑크색, 흰색 수국까지 다채롭게 감상할 수 있다.
여름마다 붉은 자태를 드러내는 능소화도 있다. 능소화는 한때 양반집 마당에만 심을 수 있어 ‘양반꽃’이라고도 불렸다. 하늘을 타고 오른다는 뜻의 능소화는 붉은색이 선명하게 담장을 타고 올라 화려한 자태를 뽐내기 때문에 신분이 낮은 사람은 심을 수 없었다고. 벽이나 나무를 타고 10m 넘는 넝쿨을 이룬다. 지금은 도심 곳곳이나 가로수길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제주의 비체올린파크에서는 전국 최대 규모의 능소화 축제가 9월까지 열린다.
경남 고성 학동마을에선 수국과 능소화 꽃길을 함께 걸을 수 있다. 이 마을은 대한민국 등록문화재 제258호로 지정된 전주 최씨 안렴사공파의 집성촌. 마을 담장이 납작돌과 황토로 층층이 쌓여 있어 능소화와 돌담의 조화가 아름답다. 경남 민간정원 제8호인 만화방초는 거류면 벽방산 기슭 27만㎡의 터에 200종이 넘는 다양한 품종의 수국이 꽃을 피우는 개인 정원이다. 그레이스정원은 개인이 15년간 가꿔온 정원으로 30만 그루가 넘는 수국과 다양한 종류의 나무가 자라고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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