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입맛대로 포석?…원구성 협상 최대 이슈된 과방위

입력 2022-07-14 15:35   수정 2022-07-14 15:42


여야가 후반기 국회 원(院)구성 쟁점으로 떠오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장직을 놓고 14일 설전을 이어갔다. 일각에선 정치권이 공영방송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신경전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주당이) 행정안전위원회와 과방위만 맡을 수만 있으면, 여당은 다른 상임위를 자유롭게 선택하라고 했는데도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끝까지 과방위를 맡겠다는 건 정권이 방송을 길들이려는 의도가 명약관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한상혁 방통위원장의 국무회의 배제와 감사원의 방통위 감사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어 “국민의힘은 언론이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닌 엎어진 운동장이었다‘는 주장으로 방송장악 의도를 서슴없이 드러내고 있다”며 “민주당은 여당의 언론장악 시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민주당이 여당 시절 방송 지배구조 개혁을 하지 않고는 오히려 야당이 돼서 고집을 부린다”고 받아쳤다. 그는 “솔직히 깨놓고 얘기해서 KBS, MBC 모두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좌지우지하는 방송 아니냐”며 “(대통령이) 사장을 임명했다고 해서 대다수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들이 사장 말을 듣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우리는 방송을 장악할 생각도 없고 장악할 능력도 없다”며 “민주당의 정치 공세”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사회자와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회자는 “언론인의 양심과 자유에 반하는 말씀”이라고 지적하자 권 원내대표는 “우리가 보기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과방위는 방송통신위원회·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MBC의 최대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그리고 KBS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의 거취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한편 여야는 이날 원 구성 협상의 최대 쟁점이던 국회 사법개혁특위 운영과 관련해선 잠정적으로 합의했다. 사개특위 위원 정수는 여야 5대5 동수로 하고 위원장은 야당이 맡되 ‘안건은 여야 합의로 처리한다’는 내용을 합의문에 넣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과방위-행안위 배분 문제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사개특위 운영과 관련된 잠정 합의도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앞서 여야는 제헌절인 17일 이전에 원 구성을 마무리하자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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