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강령 개정 작업에 한창인 가운데 경제 분야 강령에서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캐치프레이즈였던 소득주도성장(소주성)을 빼자는 주장이 나왔다. ‘1가구 1주택 원칙’을 삭제하고 재벌개혁과 금산분리 역시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병욱 민주당 의원(경기 성남시분당을·재선)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가 주최한 강령분과 연속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현재 전준위원으로 활동 중인 김 의원은 유력 당권주자인 이재명 의원의 측근모임인 ‘7인회’ 핵심멤버이기도 하다.
김 의원은 토론문을 통해 “현재의 당 강령은 지난 문재인 정부 시대에 발맞춰 작성됐기 때문에 당시의 문제인식이 많이 담겨져 있다”며 “새 강령에는 현재 시기에 부응하는 시대 인식을 충분하게 담아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령 개정에 담아야 할 사항으로는 ‘양극화 해소와 극빈층 문제 해결’ ‘창의적 기업 활동 적극 지원·육성 노력’ 등을 꼽았다.
특히 김 의원은 “민주당이 다음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수권정당으로써 보다 다양한 층위의 경제 주체를 우리 편으로 끌어안기 위한 의지를 강령에서부터 담아야 한다”며 “지난 대선에서 우리 민주당은 많은 대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외면을 받았고 중도층을 설득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현재 강령에 들어간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는 이를 삭제하고 ‘포용적 성장’이라는 표현으로 대체할 것을 주문했다.
김 의원은 소주성에 대해 “지난 정부에서 추진했고 결과적으로 성공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며 “실질적으로 경제지표로서 성장목표를 달성할 수 있느냐에 대해 경제학자들의 많은 비판이 있었고 최저임금 인상 문제 등을 통해 사회적인 비판도 많이 받았던 정책”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1가구 1주택’ 원칙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민주당은 다주택에 대해서도 공시지가 11억원 미만 저가 주택에 종합부동산세를 물리지 않는 내용의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며 “1주택의 경우도 20억이 넘는 고가 주택의 경우 똘똘한 한 채로 부동산 투기에 자주 이용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강령에서 1가구 1주택은 삭제하고 실수요자 중심이라는 표현만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고 제안했다.
민주당 강령에 명시된 재벌개혁 관련 문구(지배주주의 사적 이익 편취 방지, 지배구조 개선, 금산분리 원칙 견지, 부당 내부거래 해소 등의 재벌개혁을 추진하며, 불법적 경제행위에 대한 징벌을 강화한다)에 대해 김 의원은 “원칙적으로 맞는 지적”이라면서도 “최근 개정된 공정거래법에 대부분의 내용이 반영되어 있고, 대기업 집단의 자체적인 노력으로 인해 상당부분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글로벌 경쟁이 강화되고 세계 경제가 과도기 측면으로 들어간 현 상황에서 한국 대기업의 소유와 경영이 일치된 시스템이 되레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과거 시민사회단체들이 사용하던 재벌개혁을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지에 대해서는 토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산분리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문제가 되지만 이런 원칙이 영속적이거나 절대적인 원칙이라고 보는 것은 현재의 시점에서 재고가 필요하다”고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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