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변이 '켄타우로스' 국내 첫 확진자 나왔다

입력 2022-07-14 17:47   수정 2022-07-14 23:46

오미크론의 하위변이로 면역회피 특성이 더 큰 것으로 알려진 BA.2.75(일명 켄타우로스) 변이 확진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했다.

질병관리청은 인천에 거주하는 60대 남성의 검체 분석 결과, BA.2.75 변이로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이 확진자는 지난 8일 의심 증상이 발생해 1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은 변이 분석을 위한 무작위 샘플 검사 중 이 확진자의 검체에서 BA.2.75 변이로 의심되는 유전체를 확인해 질병청에 넘겼다. 방역당국은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확진자는 해외여행 이력이 없다. 그 때문에 이 바이러스가 이미 지역사회에 퍼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확진자는 경증으로 자택 격리 중이다. 동거인이나 지역사회 접촉자 중 추가 확진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BA.2.75는 인도에서 지난 5월 말 처음 발견된 뒤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국과 호주, 독일, 영국, 일본, 뉴질랜드 등 10여 개국에서 119건 확인됐다. 확산 속도가 빠른 데다 면역회피 성질이 강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수(半人半獸) 이름을 붙여 ‘켄타우로스 변이’로도 부른다.

지난 6일까지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한 오미크론 세부 계통 변이는 194개에 달한다. 확진자가 늘수록 세부 계통은 더 다양해지기 때문에 변이 개수는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 BA.2.75처럼 숫자 뒤에 또 숫자가 붙으면 BA.2에서 파생됐다는 뜻이다.

이전 하위변이와 비교할 때 BA.2.75는 돌기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많아 바이러스가 세포와 더 효과적으로 결합하고, 백신이나 감염으로 형성된 항체를 회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HO를 비롯해 전 세계 방역당국은 이 변이의 특성 변화에 대해 유심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코로나19 재유행이 지금보다 강해져 감염재생산지수가 30% 증가하면 한 달 뒤 신규 확진자 수가 30만 명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가 이날 발표한 ‘코로나19 유행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감염재생산지수가 13일부터 30% 증가할 경우 하루 확진자 수가 2주 후엔 8만1267명으로 늘어난 뒤 4주 후엔 28만8546명으로 증가 폭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환자 한 명이 주변 사람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수치화한 지표다. 1 이상이면 유행 확산, 1 미만이면 유행 억제를 의미한다. 지난 13일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3만9196명이다. 전날보다 1000여 명 줄었지만 1주일 전의 두 배, 2주일 전의 네 배에 달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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