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열린 ‘2022 부산모터쇼 프레스 데이’의 또 다른 주인공은 기아 EV9과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7 콘셉트카였다. 모두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각각 내년과 후년 출격을 준비 중이다.
이날 선보인 콘셉트 EV9은 내년 4월 시장에 출시될 양산차의 모습을 대부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열 시트로 구성된 넓은 실내는 패밀리카로서 완벽한 실용성을 자랑했다. 27인치에 달하는 울트라 와이드 디스플레이와 운행할 때만 튀어나오는 팝업 스티어링 휠, 천장 대부분을 덮는 파노라믹 스카이 루프는 미래형 전기차의 위용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시트와 도어를 폐어망을 재활용한 원단으로 만들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기아가 지속가능성을 중시한다는 점을 소재로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참석한 내외신 기자들은 권혁호 기아 국내사업본부장(부사장)의 소개가 끝나자 EV9을 촬영하기 위해 자리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BMW 디자인 총괄 출신으로 2019년부터 기아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는 카림 하비브 전무는 “SUV 본연의 당당한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기존에 보지 못한 새로운 형식의 디자인과 효율성을 모두 갖췄다”고 말했다.
현대차 아이오닉 브랜드의 세 번째 모델이 될 아이오닉 7의 콘셉트카 ‘세븐’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제네시스 GV80를 연상시키는 커다란 덩치, 미래지향적인 전면부와 측면부 결합 디자인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이오닉 7은 현대차가 제시하는 대형 전기 SUV의 기술 비전과 디자인을 담은 모델”이라며 “소비자들의 전기차 경험을 한층 더 확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업계에서는 이날 콘셉트카를 공개한 SUV 신차들이 전기차 전환 속도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이 세단에서 SUV로 넘어가고 있어서다. 김흥수 현대차 EV 사업부장(부사장)은 “현대차는 전동화 시대를 선도하고 다양한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최적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내년 착공하는 새 전기차 공장에 대해 “부지는 울산공장이며 투자 규모는 2조원 정도”라고 말했다.
부산=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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