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네트워크는 컴퓨터다(THE SOCIAL NETWORK IS THE COMPUTER).’ 페이스북 본사에 그려진 벽화 문구다. 애플이 맥북을 판매한다면 SNS 기업들이 판매하는 것은 네트워크다. 오늘날 사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은 모두 연결망의 접속점이며 페이스북과 트위터, 와츠앱, 위챗, 인스타그램 등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세상의 거대한 정보 처리 장치다.
A, B, C 세 사람이 있을 때 A와 B가, A와 C가 서로 강한 유대를 맺고 있다면 B와 C도 약한 유대로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A가 B와 C 모두와 가깝다면, B와 C는 A와의 교류 과정에서 서로 만나 시간을 보냈을 가능성이 크다. 또 B와 C 모두가 A와 친하다는 점에서 이들도 서로 비슷한 관심사를 공유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B와 C가 서로 어울리지 못하고 불화가 있다면 A와 두 사람의 관계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B와 C 모두 A에게 C 또는 B를 만나지 말라고 압력을 넣거나 서로를 보지 않기 위해 A를 멀리하게 될 것이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사람들은 결국 비슷한 사람끼리 무리를 짓게 된다는 것이 금단의 삼각관계의 핵심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사회적 관계를 좁은 세상으로 만드는 과정을 ‘삼각관계 폐쇄’라고 한다.
삼각관계를 폐쇄하려는 사람들의 특성은 디지털 소셜 네트워크 안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즉, 다른 무리와는 약하게 연결되고 같은 무리에서는 끈끈하게 연결되는 네트워크가 형성된다. 컬럼비아대의 사회학 교수인 던컨 와츠는 동질적인 무리 내 사람 간의 경로도 매우 짧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의 책 《Small World-여섯 다리만 건너면 누구와도 연결된다》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어떤 사람이든 평균 6단계의 연결 고리만 거치면 연결된다는 것을 설명했다. 친구 추천 알고리즘이 있는 디지털 소셜 네트워크에서는 이런 경향이 더 강하다.
뿐만 아니라 매우 동질적인 사람끼리만 네트워크를 형성하다 보니 인종이나 민족, 정치 이데올로기, 호불호 등에서도 동질성을 선호하는 현상이 목격된다. 이는 정치적 양극화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디지털 소셜 네트워크는 군집성과 동질성을 더욱 강화하며 우리 삶에 더 깊이 그리고 교묘하게 다가올 것이다. 네트워크의 힘은 언제나 우리 삶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과거 전화와 인터넷이 대표적이다. 오늘날 이는 디지털 소셜 네트워크로 옮겨 왔다. 이들을 매개로 연계되는 관계가 개인의 만족을 넘어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면밀한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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