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여여 커플이 TV에…"좋은 취지" vs "애들이 볼라" [이슈+]

입력 2022-07-16 17:42   수정 2022-07-16 17:43


최근 다양한 연애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성소수자들의 일상을 그리는 퀴어 콘텐츠물도 예능화되어 주목받고 있다.

국내 OTT 웨이브는 이달 성소수자들의 연애를 다루는 예능 두 편을 잇달아 선보였다. 동성애자, 트랜스젠더 등 여러 퀴어 커플들의 연애와 결혼 도전기를 보여주는 '메리 퀴어'와 남자들이 8일간 동거하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해나가는 '남의 연애'가 그것이다.

프로그램 론칭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온라인은 찬성과 반대 의견으로 나뉘어 시끄러웠다. "소비를 위한 자극적 소재에 불과하다"라는 의견과 "성 정체성을 포함한 여러 사회적 편견에 맞서 다양한 시각을 갖게 해준다"는 주장이 맞섰다.

앞서 퀴어 콘텐츠는 웹툰, 드라마 분야에서 높은 화제성을 자랑했다. 그룹 동키즈 재찬이 BL(Boy's Love) 드라마 '시맨틱 에러'를 통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이후 발매한 팀의 음반 판매량이 처음으로 10만장을 돌파, 전작의 100배를 기록했다는 사실은 업계에 놀라움을 안겼다. BL물에 대한 소비가 활성화하면서 연예인들 역시 과거에 비해 출연 부담이 많이 낮아졌다는 후문이다.

예능 역시 방송을 직접 본 시청자들의 반응은 좋은 편이다. '메리퀴어'는 세상의 편견에 부딪히며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성소수자 커플들의 일상이 진솔하게 담겨 감동적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우리 커플이랑 별다를 거 없는 저들의 연애를 보니 괜히 짠하고, 응원하게 되더라"는 반응이다. 더불어 연예인 최초로 커밍아웃했던 홍석천을 MC로 기용한 점도 인기 비결로 꼽힌다.


다만, 아직 성적 가치관이 형성되지 않은 청소년들이 TV 등을 통해 쉽게 퀴어 콘텐츠를 접하는 것은 부정적 영향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특히 창작물인 드라마와 달리 실제 삶을 보여주는 리얼리티 예능일 경우, 가치관 형성에 더 큰 혼란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여러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내다 보니 문제점이나 폐해 등 양면을 이성적으로 판단할 충분한 근거가 제시되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사항으로 거론된다.

웨이브는 프로그램을 론칭하며 다양성, 편견, 도전 등의 키워드를 내걸었다.

임창혁 웨이브 D/L(Domestic Licensing)팀 매니저(프로듀서)는 두 프로그램을 꾸밈없는 현실 그 자체의 로맨스라고 표현하며 "BL 드라마 등이 청춘물의 공식에 맞게 극화된 로맨스라면, '메리 퀴어', '남의 연애'는 현실 그대로를 생생하게 보여주며 공감과 담론을 동시에 끌어낼 수 있을 거라 봤다"며 "성소수자들의 환경에 대해 보다 현실적인 고민과 공론화가 필요하다면, 꾸며내는 것이 아닌 그들의 생생한 삶 자체를 보여줘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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