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우영우)’가 두 달만 빨리 히트했으면 수십억원을 아꼈을 텐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을 CJ ENM의 OTT 티빙과 통합하기로 발표한 지난 14일 KT 내부에서 나온 얘기다. KT스튜디오지니의 드라마 성공작이 조금만 더 빨리 나왔으면 합병 비율이 더 유리하게 정해졌을 것이란 얘기다. 합병은 티빙이 시즌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오는 12월 1일 이뤄진다. 합병 비율은 티빙 대 시즌이 1 대 1.5737519다. KT스튜디오지니는 합병법인 지분을 취득해 3대 주주에 오를 예정이다.
우영우는 작년 초 출범한 KT스튜디오지니가 콘텐츠 제작 능력을 입증한 첫 사례다. 지난 13일 방영분은 유료 플랫폼 기준 시청률 9.13%를 기록했다. 1회 시청률(0.9%) 대비 열 배 뛴 수치다. 글로벌 최대 OTT 넷플릭스에선 TV쇼 부문 세계 8위에 올랐다. 지난 5월 공개한 첫 오리지널 콘텐츠 ‘구필수는 없다’가 국내 넷플릭스 10위권에 그친 데 비하면 그야말로 ‘대박’이다.
하지만 시즌과 티빙 서비스 통합 과정에선 이 같은 점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은 올초부터 지난달까지 했는데 우영우 시청률은 이달 들어 급등했기 때문이다. OTT업계 한 관계자는 “두 회사 협상은 ‘KT는 통신망을 기반으로 한 가입자 증가를 이끌고, CJ ENM은 콘텐츠를 주도한다’는 큰 틀에서 이뤄졌다”며 “KT의 콘텐츠 제작 능력은 아직 입증 사례가 없어 협상에서 큰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고 했다.
콘텐츠 명가지만 올해 히트작을 내지 못한 티빙과의 논의에서 KT스튜디오지니의 협상력이 크게 올랐을 것이란 설명이다. 티빙은 올 들어 ‘내과 박원장’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돼지의 왕’ ‘괴어’ ‘장미맨션’ 등을 공개했으나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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