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물가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JP모건이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 영향으로 혼조세로 마감됐다. 장중에는 큰 폭으로 빠졌지만,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의 발언이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공포를 일부 진정시키며 증시는 낙폭을 줄였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42.62포인트(0.46%) 하락한 30,630.17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1.40포인트(0.30%) 떨어진 3,790.3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60포인트(0.03%) 오른 11,251.19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장중에는 약세 흐름을 보이다가 낙폭을 줄여 전일 종가 부근을 움직이다가 강보합세로 마감됐다.
이날 발표된 JP모건의 부진한 실적과 미국의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증시에 부담이 되며 장 초반 주요 지수는 2%대의 낙폭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울트라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상)’ 단행 가능성에 선을 그으면서 시장이 전정돼 낙폭을 줄였다.
JP모건의 지난 2분기 주당순이익(EPS)은 2.76달러로, 시장 전망치 2.88달러를 밑돌았다. 부정적인 경제 전망을 근거로 4억2800억달러의 대손충당금을 쌓은 영향이다. 또 제이미 다이몬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자사주 매입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영향으로 JP모건은 3.49% 하락했고, 다른 금융주들도 대부분 약세였다.
JP모건의 이번 실적 발표에 대해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비관적인 전망이 많이 유입된 2분기 실적 시즌에 대한 우려를 확산시키며 미 증시를 장 초반 2%대로 하락하게 만든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기업들의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과 부진한 실적은 시장이 예상해왔던 터라 영향이 지속되지는 않았다고 서 연구원은 덧붙였다.
국제유가 하락과 향후 실적 부진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엑슨모빌(-2%), 셰브론(-1.49%) 등 에너지업종도 약세였다.
반면 TSMC가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영향으로 반도체 업종은 강세였다. 이날 TSMC는 2.93%, 퀄컴은 4.62% 올랐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이에 따른 고강도 긴축 우려는 이날도 이어졌다.
미국의 6월 PPI는 전년 동월 대비 11.3% 올랐다고 미 노동부가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 10.7% 상승과 전월 수치 10.9% 상승을 모두 웃돌았다. 생산자물가는 소비자물가보다 먼저 움직인다. 전일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9.1% 상승으로 41년만에 최고치였는데, 이게 정점이 아닐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이에 Fed의 고강도 통화긴축 정책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시장 일각에서는 7월 FOMC에서 한 번에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매파(통화 긴축 정책 선호론자) 성향의 Fed 위원들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데 무게를 두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증시 하락세가 진정됐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이날 한 행사에서 7월 FOMC에서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이날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7월 회의에서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7월 회의에서 금리를 1%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전날 80%를 넘었던 데서 44% 수준으로 빠르게 축소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42포인트(1.57%) 하락한 26.40을 기록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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