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연 10%?"…고금리 적금, 상품 약관에 주의해야 [송영찬의 핀테크 짠테크]

입력 2022-07-19 15:34   수정 2022-07-19 16:21


한국은행이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사상 처음으로 한 번에 0.50%포인트를 인상하는 이른바 '빅스텝'을 단행했습니다.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며 예·적금 금리도 함께 오르고 있습니다. 현재 금리가 연 10%에 달하는 고금리 적금 상품도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금융 상품은 혜택이 좋을수록 혜택을 받기 위한 조건은 매우 까다롭습니다.


현재 출시돼있는 고금리 적금 상품 중엔 신용카드와 제휴한 상품이 많습니다. 고금리로 소비자들을 유인해 새로운 카드 상품에 가입시키기 위한 건데요. 조건이 매우 까다로워서 제대로 확인하지 않으면 만기되고 나서야 금리가 반토막 나있다는 걸 깨닫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연 10%' 금리 위해선 카드 신규고객이어야
현재 은행에서 나온 적금 중 최고 금리 상품은 케이뱅크의 '핫딜적금X우리카드'입니다. 이 상품은 이름처럼 우리카드와 제휴한 상품입니다. 금리 연 10%의 12개월 만기 상품으로, 월 최대 20만원까지 납부할 수 있습니다. 기본 금리는 연 1.8% 밖에 되지 않는데 연 10%라는 최대 금리를 채우기 위한 조건은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우선 케이뱅크에서 최초로 계좌를 개설하거나 기존 고객이라면 마케팅에 동의하면 0.5%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추가됩니다.

우리카드를 통한 우대금리는 연 7.7%에 달하는데요. 적금 가입일 직전 6개월 간 우리카드 신용카드를 이용하지 않은 사람이 대상입니다. 만약 우리카드 신용카드를 쓰시던 분들이라면 이 적금에 가입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최대로 받을 수 있는 금리가 연 2.3%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그럴 바에야 연 3% 내외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시중은행들의 기본 적금 상품에 가입하시는 것이 날 수 있습니다.

우리카드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선 우리카드의 △카드의정석 언택트 △카드의정석 디스카운트 △카드의정석 포인트 중 하나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적금가입일부터 다다음달 말까지 이 중 한 카드로 20만원 이상을 사용하면 4.2%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추가됩니다. 7월 18일에 적금에 가입했다면, 9월 30일까지 20만원을 사용해야 합니다. 만약 다다음달 말까지 20만원 이상을 사용하는 걸 넘어서 만기 전전달 말까지 240만원 이상을 사용하면 추가되는 우대금리는 4.2%포인트가 아닌 5.7%포인트로 늘어납니다. 똑같이 7월 18일에 적금에 가입했다면 내년 5월31일까지 240만원을 사용해야 합니다. 여기에다 자동이체를 등록하나 해당 카드로 교통카드 기능을 6개월 이상 사용하면 연 2.0%의 우대금리가 추가됩니다. 이 모든 조건을 만족해야 우리가 원하던 금리 연 10%가 달성됩니다.

최대 납입금액인 20만원을 1년간 매달 넣는다는 가정하에 받을 수 있는 이자는 세후 11만원 언저리입니다. 여기에도 맹점이 있습니다. 이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선 새로운 신용카드를 발급받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해외겸용 기준 세 상품의 연회비는 모두 1만2000원입니다. 물론 해당 상품들은 연회비가 비싼 편이 아니고, 해당 카드의 혜택도 모두 챙기실 분이라면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로지 10%라는 금리만을 보고 가입하신다면 카드 연회비도 부과되는 15.4%의 세금처럼 같이 빠지는 금액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1년 새 카드 이벤트 응모했다면 자격에서 제외
최근 금리가 인상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우체국의 '신한 우정적금'의 최고 금리는 연 9.7%입니다. 우선 이 상품은 케이뱅크 상품보다 최고금리는 0.3%포인트 낮지만 월 최대 납입금액이 30만원으로 10만원 더 높습니다. 이 상품의 기본 금리는 연 2.65%입니다. 여기에다 우체국 적금에 처음 거래하면 0.1%포인트, 우체국 예금에서 적금 납입금액을 자동이체하면 0.15%포인트, 신한카드 결제대금을 우체국 예금에서 출금하면 0.2%포인트가 추가됩니다.

신한카드 이용에 따른 우대금리는 연 6.60%에 달하는데요. 이 상품 역시 앞서 설명드린 케이뱅크 적금 상품과 마찬가지로 가입 직전 6개월 간 신한카드 신용카드 상품을 사용한 이력이 없어야 합니다. 그리고 △신한카드 딥드림 모베러웍스 △신한카드 욜로 △신한카드 퍼즐 중 하나를 발급받은 뒤 적금에 가입한 달의 다음 세 달 간 20만원 이상 써야 합니다. 7월 18일에 가입했다면 10월 31일까지 20만원을 써야 합니다.


카드 이용에 따른 우대금리 제공 조건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단, 함정이 있습니다. 응모 전 1년 내에 신한카드의 이벤트를 통해 혜택을 받은 이력이 없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최근 1년 사이 신한카드의 항공 마일리지 적립 카드를 발급받은 뒤 마일리지를 제공받는 이벤트에 참여했다면 6개월 간 신한카드의 신용카드 결제이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우대금리 지급 대상에선 제외됩니다.

이 상품은 매달 30만원씩 납입하고 최대 금리를 모두 받는다고 가정하면 만기 뒤 세후 약 16만원의 이자가 들어옵니다. 물론 카드 연회비는 추가로 나갑니다. 대상 카드 중 연회비가 가장 싼 상품은 '딥드림 모베러웍스'로 1만원이고, 나머지는 해외겸용 기준 1만8000원입니다.
11달 간 대상 카드로 600만원 이상 써야 지급
일반 시중은행이 내놓은 적금 중에도 카드사와 제휴한 고금리 상품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은행의 '우리 매직 적금 by 롯데카드'인데요. 이 상품의 최고 금리는 연 7%로 앞의 두 상품에 비해선 낮지만 대신 월 최대 납입금액은 50만원으로 다소 높습니다.

기본금리는 연 1.5%입니다. 여기에다 우리은행 오픈뱅킹 서비스에 가입하고 마케팅에 동의한 뒤 만기 해지 시점까지 유지하면 0.5%포인트가 추가됩니다. 최고금리를 채우기 위한 나머지 5%포인트를 채우기 위해선 롯데카드 신규 고객이어야 하는데 조건은 다소 복잡합니다.

우선 이 상품이 규정하는 롯데카드 신규고객은 적금 상품의 '가입일' 기준이 아닌 '가입월' 기준입니다. 적금 가입월 직전 3개월 간 롯데카드 신용카드의 결제이력이 없는 고객이 대상이고, 다음달 월말까지 우리은행 제휴 롯데카드를 발급받으면 우대금리 지급 대상으로 인정됩니다. 예를 들어 7월 31일에 적금에 가입했다면 롯데카드 이력이 없어야 하는 기간은 5월 31일부터 7월 31일까지가 아닌, 4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이력이 없는 고객입니다. 따라서 7월 31일에 적금에 가입했더라도 7월 1일에 해당 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했다면 조건을 만족합니다.

최고 금리를 받기 위해선 적금에 가입한 달의 첫날부터 최종 만기월의 전달까지 600만원 이상을 사용하고, 매달 1건 이상의 자동이체가 등록돼있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최대 11달 간 600만원 이상을 사용해야 하는겁니다. 앞의 두 상품에 비해 최대 금리를 받기 위한 최소 결제액 기준이 매우 높습니다. 대신 이 상품은 롯데카드의 신용카드를 갖고 있던 기존 회원에게도 우대금리를 제공합니다. 다만 기존 회원에게 지급되는 우대금리는 최대 2%포인트로 신규 회원에게 지급되는 우대금리의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대상이 되는 카드는 △우리은행 로카 클래식 △우리은행 로카 플래티넘 △우리은행 롤라 △우리은행 포인트플러스 그란데 △우리은행 아임원더풀 플러스 등 총 5종입니다. 이 카드들의 연회비는 대부분 2만원이고 '포인트플러스 그란데' 상품의 연회비가 1만원으로 가장 쌉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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