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유행이 본격화하면서 병상 가동에 비상이 걸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아직 의료 체계에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확진자 수가 빠른 속도로 늘면서 병상 부족 상황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중앙방영대책본부에 따르면 17일 신규 확진자 수는 4만342명으로 전날 4만1310명에 이어 이틀째 4만명대를 나타냈다. 통상 주말에는 검사 건수 감소로 확진자 수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는데 주말에도 확진자 수가 줄지 않으면서 확산세가 뚜렷해진 상황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일요일 발표 기준 지난 4월 24일(6만4696명) 이후 12주 만에 최다 기록이다. 1주일 전인 지난 10일(2만397명)의 약 2.0배다. 1주일 사이 신규 확진자 수가 2배 안팎으로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문제는 병상 부족 사태다. 정부는 아직은 병상에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확진자 수가 급증으로 병상 가동률 또한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과거 혼란 상황이 다시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위중증 환자를 치료하는 중환자 전담치료병상의 가동률은 13.8%(1429개 중 197개 사용)로 전날(13.2%) 대비 0.6%포인트 올랐다. 3월 말 가동률이 70%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최근 확산 속도를 보면 병상 부족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긴 어렵다.
중환자 전담치료병상 가동률은 보름 전인 지난 2일(5.2%)의 2.5배로 치솟았다. 이 기간 준중증 병상 가동률은 8.1%에서 26.7%로 3.3배로, 중등증 병상 가동률은 5.5%에서 21.0%로 3.8배로 각각 뛰었다. 비수도권 준중증 병상 가동률은 36.1%다. 재택 치료자 역시 크게 늘었다. 5만632명이었던 재택 치료자는 보름 사이 21만9840명으로 늘어 4.3배가 됐다.
정부는 추가 병상 확보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병상수는 제자리 걸음이다. 정부는 지난 13일 코로나19 재유행 방역·의료대책을 발표하면서 "현재 확보 중인 병상으로는 하루 확진자 14만6000여명 수준까지 대응이 가능하다"며 "확진자가 20만명까지 늘어날 것에 대비해 1405병상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추가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확보된 코로나19 병상은 5689개로 지난 2일 기준 5854개보다 165개 오히려 줄었다.
유행 시기가 정부 예측보다 더 앞당겨질 수 있고 규모도 예측치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를 고려하면 정부가 병상 확보에 지금보다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전파력이 더 강한데다 면역회피 특성까지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 14일에는 상급종합병원 간담회를 열고 "사전에 병상 확보계획을 수립해 하반기 어떤 규모의 재유행이 발생하더라도 의료대응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의료계는 병상 확대에 협조하겠다면서도 병상을 늘리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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