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디섐보가 한 홀에서 ‘4퍼트’를 하는 실수를 범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주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에서 열린 남자골프 메이저대회 디오픈 3라운드 16번홀(파4)에서 그는 ‘2온’에 성공하고도 네 번의 퍼트 끝에 더블 보기를 기록했다.
버디 찬스가 더블 보기로 돌변한 이유는 그가 서 있는 곳에서 홀까지 거리가 35m에 달했기 때문이다. 프로 대회가 열리는 골프장을 통틀어 좀처럼 보기 힘든 거리다. 디섐보는 퍼터로 힘껏 세 번째 샷을 쳤지만 공은 6m나 짧았다. 파 퍼트 역시 홀을 외면했고 약 2m 거리의 보기 퍼트마저 들어가지 않았다. 디섐보는 결국 ‘4퍼트’ 만에 이 홀에서 벗어났다.
이런 비정상적인 퍼팅 거리가 남았던 이유는 16번홀이 2번홀(파4)과 그린을 나눠 쓰는 ‘더블 그린’이었기 때문이다. 클럽하우스에서 출발해 9번홀(파4)까지 갔다가 다시 클럽하우스로 돌아오는 형태로 설계된 이 코스에서 한 그린을 나눠 쓰는 홀은 모두 14개다. 따라서 총 7개의 더블 그린이 존재하고 그린 크기도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 골프위크에 따르면 올드코스 그린의 평균 넓이는 2068㎡에 달한다. 평균 넓이가 325㎥인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보다 7배 가까이 넓다.
디섐보는 이날 16번홀을 제외하면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를 펼쳤다. 352야드 길이의 9번홀(파4)에선 ‘원 온’에 성공한 뒤 약 10m 길이의 이글 퍼트를 넣었다. 이글 1개와 버디 5개, 더블 보기 1개를 적어내 5타를 줄였고, 합계 6언더파 210타 공동 18위로 3라운드를 마쳤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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