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자회사 세메스의 반도체 첨단기술을 빼돌린 협력업체 대표가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협력업체 대표는 기술을 빼돌려 중국 수출용 장비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주진암 부장판사는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협력업체 대표 A씨에게 최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와 함께 장비 도면을 빼돌린 전직 세메스 직원 B씨도 징역 1년 6개월 형을 받았다. 이들에게 유출을 의뢰한 납품업체 임원들도 각각 실형을 선고받았다.
A씨 등은 2018년 10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세메스의 반도체 세정장비 도면 등 영업비밀 및 산업기술 총 925개를 빼돌린 뒤 이를 중국 수출용 반도체 장비 개발에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모두 세메스에서 일하면서 기술을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유출한 기술은 국내 반도체 세정 장비 납품 업체에 넘어갔다. 해당 업체는 세메스의 기술을 활용해 장비를 만든 뒤 중국 기업에 수출했다.
검찰은 국정원 산업기밀보호센터로부터 국내 반도체 핵심 기술이 중국 반도체 업체에 유출된 정황이 있다는 정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해 이들을 붙잡았다.
납품 업체 임원들은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이들이 세메스의 기술 없이는 해당 장비를 제조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보고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피해 회사가 영업비밀로 관리하던 첨단기술을 불법적인 방법으로 취득·활용해 상당한 재산상 손해를 끼칠 위험을 초래했다”고 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