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억명 채식 사랑…비건 레스토랑도 확산

입력 2022-07-18 17:42   수정 2022-07-19 00:58

미국, 유럽 등 서구권은 우리나라보다 식물성 식품 시장이 한참 앞서 성장 궤도에 올랐다. 미국 뉴욕, 영국 런던 등의 세계적 레스토랑에 식물성 식품 메뉴가 일반화한 것은 물론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채식 급식을 의무적으로 제공하는 등 채식 문화가 일상에 깊이 파고든 실정이다. 오랜 기간 육식을 한 데 대한 반작용으로 일찌감치 사회 전반에서 채식의 필요성에 눈 뜬 게 이런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

18일 시장조사업체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2020년 261억달러(약 33조9000억원)였던 글로벌 비건 식품 시장 규모는 2028년 613억달러(약 79조6000억원)로 연평균 13%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채식 인구는 1억8000만 명으로 미국(927만 명), 독일(738만 명), 영국(366만 명) 순으로 많다. 독일은 인구의 약 9%가 채식주의자인 ‘채식 선진국’이다.

채식이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 잡자 비건 레스토랑도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 유명 레스토랑 ‘일레븐 매디슨 파크’의 스타 셰프 대니얼 흄은 2020년 “육류와의 결별을 선언한다”며 돌연 비건 레스토랑으로 전환해 현지에서 화제를 모았다. 프랑스의 스타 셰프 알랭 뒤카스는 지난 4월 파리에 비건 버거 팝업 레스토랑 ‘버갈’을 열었다.

세계 레스토랑 지침서 미쉐린가이드는 지난해 미국에서만 81개 비건 레스토랑에 별을 부여했다. 지속가능성을 기준으로 레스토랑을 평가하는 ‘그린 스타’ 등급도 신설했다. KFC, 피자헛 등 글로벌 외식업체들도 대체육을 활용한 비건 메뉴를 판매 중이다.

다만 손님들이 식사 중인 매장에서 ‘고기를 판다’는 이유로 시위를 벌이는 극단적 비건주의자들이 등장하는 등 정치화하는 흐름도 일각에서 나타나고 있다. 극단적 채식주의로 인한 영양 불균형도 비거니즘이 야기한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2019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는 한 여성이 18개월 된 아들에게 생과일과 채소만 먹이는 채식주의를 강요하다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로 2019년 기소된 뒤 이달 초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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