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트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한 달 전 넘어져 엉덩이뼈 골절상을 입은 올든버그는 이후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1929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태어난 그는 1956년 뉴욕으로 이주해 본격적인 예술활동을 시작했다.
올든버그는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물건에 재료나 크기를 변형하는 방식으로 이름을 알렸다. 높이 13.7m에 달하는 거대한 ‘빨래집게’(1976년), 독일 상가 건물 위에 떨어진 거대한 아이스크림콘 모양의 ‘떨어뜨린 콘’(2001년) 등이 그랬다. 마지막 작품은 지난 3월 뉴욕 록펠러센터에 설치한 ‘파란색 대형 모종삽’(2022년)이다.
올든버그는 1970년 만난 두 번째 부인 쿠제 반 브레겐과 예술활동을 함께하기도 했다. 청계천 입구에 있는 스프링도 브레겐이 디자인을 맡고, 올든버그와 배진환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가 공동 제작했다. 이 작품은 붉은색과 푸른색의 철판이 서로 교차하도록 꼬아올린 조형물이다. 높이는 20m, 무게는 9t에 달한다. 설치비로만 340만달러(약 34억원)가 투입됐다. 2006년 조형물 준공식 때 한국을 찾은 올든버그는 스프링에 대해 “하늘로 솟아오르는 물과 샘의 원천, 흘러내리는 한복의 옷고름, 도자기에서 영감을 받았다”며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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