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이글스 압도적 기동에 17만명 탄성…英 에어쇼 '최우수' [영상]

입력 2022-07-19 10:33   수정 2022-07-19 10:39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17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군사에어쇼인 영국 '리아트 에어쇼'(Royal International Air Tatoo·RIAT, 이하 리아트)에서 압도적인 기동을 펼치며 최우수상과 인기상을 거머쥐었다. 블랙이글스의 비행에 현지 관객들이 찬사를 보내는 등 우리 공군의 위상을 드높였다는 평가다.

공군은 15~17일 영국 글로스터셔 페어포드에서 열린 리아트에서 최우수상과 인기상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

올해 리아트에는 대한민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34개 나라에서 38개 팀이 참여했고 17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렸다. 공군의 리아트 참가는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로, 2회 모두 최우수상·인기상을 받았다.

블랙이글스는 주최 측의 공식 초청으로 리아트에 참가해 15일부터 사흘간 매일 1회 25분간 에어쇼를 펼쳤다. 특히 에어쇼에서 T-50B 기체 8대가 활주로를 박차고 하늘로 날아오르자 지상에서 상황을 지휘·통제하는 김용민 공군 제53특수비행전대장(대령·공사 47기)과 심규용 대대장(중령·공사 51기)이 조종사들과 무전을 주고받느라 바빠지기 시작했다.

8대의 기체는 상공에서 잠시 숨을 고른 뒤 흰색과 파란색, 빨간색 물감을 찍은 붓처럼 하늘에 크고 아름다운 선를 그렸다. 이어 이들 기체는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 '네순 도르마'의 마지막 가사인 '빈체로'(vincero·승리하리라)에 맞춰 급강하하며 부챗살처럼 펼쳐지는 '레인 폴' 기동을 펼쳤다.

블랙이글스는 이날 약 25분 간 기동했다. 기동 중엔 2대의 기체가 존 레넌의 노래 '이매진'에 맞춰 흰 연기로 하늘에 하트 모양을 그리자 다른 1대가 먼 하늘에서 쏜살같이 날아와 하트 가운데를 꿰뚫는 큐피드의 화살을 표현했으며 하늘에 태극 문양을 수놓기도 했다.

블랙이글스는 이번 에어쇼에서 다양한 음악을 활용했다. 팝과 오페라, 영화 '스타워즈' 메인 테마는 물론 K팝 그룹 '블랙핑크'의 노래도 장내에 울려퍼졌다. 공연을 마친 8대의 기체가 차례로 활주로에 착륙하자 관중은 환호성으로 조종사들을 맞이했다.

'1번기' 조종사로 편대를 이끈 양은호 소령(공사 56기)은 "블랙이글스의 경쟁력은 뛰어난 T-50 항공기가 있기 때문이다. 기동성이 정말 좋다"며 "빠른 템포로 에어쇼를 할 수 있고 전투기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블랙이글스의 에어쇼를 좋아하고 또 즐거워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블랙이글스는 지난 16일 영국 버턴어폰트렌트(Burton upon Trent)에 위치한 한국전 참전비 상공에서 대한민국의 자유 수호를 위해 참전한 용사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기리며 추모비행을 펼쳤다. 리아트 마지막 날인 17일에는 영국 공군의 특수비행팀 레드 애로스(Red Arrows)와 우정비행을 선보이며 한·영 공군 간 우호를 증진했다.

정상화 공군참모총장은 "여러분의 자랑스러운 모습은 어떤 표현을 해도 모자랄 것"이라며 "힘든 환경이지만, 대한민국이라는 네 글자를 가슴에 새기고 남은 기간도 멋지게 비행해주길 바란다"고 블랙이글스 임무 요원을 격려했다.

리아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블랙이글스는 18~22일에 판버러 국제에어쇼에서 편대를 이뤄 비행하는 플라이바이(Fly-By) 비행을 펼칠 예정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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