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전자상거래) 공룡'이 된 쿠팡이 이번에는 온라인 여행 예약 대행·숙박(OTA) 사업을 정조준했다. 앞서 로켓배송으로 유통업계에 파란을 일으킨 데 이어, 배달(쿠팡이츠)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쿠팡플레이) 등으로 영역 확장 당시와 같이 물량 공세 카드를 꺼냈다. 6000여 곳의 펜션에 대해 '하루 전 취소해도 전액 환불 보장' 정책을 제시하며 소비자와 숙박업소 모객에 나선 모습이다.
쿠팡은 여행 상품 전문관인 '쿠팡 트래블'이 펜션 상품 6000여 개를 대상으로 투숙 예정일 하루 전에 취소해도 100% 환불을 보장하는 정책을 실시한다고 19일 밝혔다.
쿠팡은 소비자의 변심·사정으로 인한 취소도 하루 전까지는 전액 환불한다는 방침이다. 통상 주요 온라인 여행 예약 대행·숙박 플랫폼들이 숙박업소 사정으로 취소된 예약에 대해서만 전액 환불하고 소비자의 예약 변경 건에 대해서는 위약금을 물게 하는 것과 차별화된 행보다.
초기에 마케팅 및 비용 투자를 집행해 시장점유율을 높인 로켓배송, 쿠팡이츠 등 사례를 여행사업에서도 다시 한번 답습하는 모습이다.
전액 환불 가능 상품의 경우 쿠팡 판매 페이지에 '하루 전 100% 환불'이라는 별도의 태그가 표시된다. 지역별로 환불이 보장되는 펜션도 모아놨다.
이철웅 쿠팡 트래블 총괄 디렉터는 "여행에 대한 고객의 가장 큰 불만은 취소, 환불에 관한 것"이라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여행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마음 편히 여행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신규 서비스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쿠팡이 그동안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하던 여행 부문 강화에 나선 모습이다. 특히 쿠팡은 고객에게만 환불금을 보장하는 게 아니라 해당 펜션 상품을 판매한 판매자에게도 판매 예정 금액을 보장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OTA 사업의 경우 숙박업체의 질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인기 숙박업체를 포섭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숙박업소 입장에서도 상품 판매금액을 보장받을 수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에 나섰다는 게 여행업계의 분석이다.
한편, 쿠팡은 꾸준히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배달앱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이어 최근 여신전문금융업 진출 채비에 나섰다. 쿠팡은 지난 1월 지급결제 자회사인 쿠팡페이 산하에 '쿠팡 파이낸셜'을 만들고 최근 금융감독원에 여신전문금융업의 일종인 할부금융업 등록을 신청했다. 금융업 안팎에서는 간편결제(쿠페이)에 이어 '쿠팡대출'이 조만간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