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계속되는 원유공급 부족 우려에 연일 상승하고 있다. 다만 21일에 있을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 폭에 대한 불확실성은 유가 상승세를 억누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1.58%(1.62달러) 오른 배럴당 104.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런던ICE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9월물은 1%(1.08달러) 상승한 배럴당 107.3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국제 유가가 연일 상승하고 있는 것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이 성과 없이 끝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에 관해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븐스 리포트 리서치의 애널리스트는 "사우디는 바이든이 방문한다고 해서 자신들의 원유 생산 계획이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을 것이고, 오직 공급과 수요라는 시장 논리가 미래의 정책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며 "이는 OPEC이 원유 증산으로 가격을 낮출 것이라는 시장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 외무장관은 "현재 시장에는 원유가 부족한 게 아니라 정제능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정제능력을 키우는 데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원유 컨설텅사인 FGE의 페레이둔 페샤라키 회장은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은 역사적으로 최고점에 달했다"며 "사우디가 생산량을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에 (이를 상쇄할) 완충장치가 없다면 유가는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고 예측했다.
다만 세븐스 리포트 리서치의 공동 편집장인 타일러 리치는 "하반기에 접어들수록 경제동향과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한 전망이 글로벌 원유 수요에 끼치는 영향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짙어지는 경기침체 우려는 원유 수요를 얼어붙게 만들어 상반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공급 경색 국면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중반 박스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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