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주 주가가 일제히 반등에 나섰다. 세계 1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증권가에서는 스튜디오드래곤 등 국내 콘텐츠주의 실적도 탄탄한 만큼 당분간 반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20일 오전 9시 55분 현재 4.38% 오른 7만6200원에 거래중이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달 23일 이후 전날까지 15.51% 상승했다. 이날 콘텐트리중앙(4.45%), 삼화네트웍스(8.51%), 팬엔터테인먼트(9.74%), NEW(5.97%) 등도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콘텐츠주 주가는 지난 4월 이후 지난달 말까지 내리막을 걸었다. 넷플릭스가 지난 1분기 가입자 수 감소로 주가가 반토막나면서 국내 콘텐츠주에 대한 투자 심리도 악화됐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 “넷플릭스 가입자 수 감소가 국내 콘텐츠주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을 내놨지만 하락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전날 넷플릭스가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발표하면서 국내 콘텐츠주를 향한 투자 심리도 개선될 전망이다. 넷플릭스는 2분기 가입자 수가 97만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당초 회사 측이 제시했던 가이던스(200만명 감소) 대비 고객 이탈 규모가 적었다. 넷플릭스는 3분기 신규 가입자 수가 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 주당순이익(EPS)은 3.20달러로 월가 전망치(2.94달러)를 웃돌았다. 호실적에 힘입어 넷플릭스 주가는 전날 5.61% 상승한 데 이어 시간외거래에서 7.85% 급등했다.
넷플릭스의 실적과 주가는 국내 콘텐츠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과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증권가에서는 넷플릭스와 국내 콘텐츠주가 동반 반등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역별 가입자 수를 보면 미국과 캐나다에서 130만명 감소한 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110만명이 증가했다”며 “미국 외 국가에서 제작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집중 육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콘텐츠 제작 단가가 낮은 한국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우려 등 대내외적 악재에도 불구하고 콘텐츠주 실적 전망치는 올라가는 추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845억원이다. 1개월 전(833억원) 추정치보다 1.4% 상향 조정됐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넷플릭스가 스튜디오드래곤의 중요한 파트너인 것은 사실이지만 실적 비중은 21%(지난 1분기 기준)에 불과하다”며 “넷플릭스 외에 티빙,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등 다른 OTT의 콘텐츠 투자도 확대되고 있는 만큼 차별적인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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