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드 돌아온 농심, 담원 잡고 반전드라마 시작 알릴까 [이주현의 로그인 e스포츠]

입력 2022-07-20 11:00   수정 2022-07-20 15:00



2022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스플릿도 어느새 반환점을 돌았다. 지난 15일 1라운드가 종료됐고 2라운드가 시작됐다.

팀들의 순위도 점차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젠지 e스포츠와 T1이 9승 1패로 최상위권을 견고하게 형성 중이다. 그 뒤를 담원 기아와 리브 샌드박스가 7승 3패로 쫓고 있다. DRX와 KT롤스터가 5승 5패로 공동 5위다. 바로 아래 7위인 광동 프릭스가 4승 6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번 LCK 서머는 양극화가 심한 시즌이다. 8위인 농심 레드포스는 2승, 최하위권인 한화생명과 프레딧 브리온은 겨우 1승을 챙겼다. 아마 이들의 플레이오프 진출은 기적에 가까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농심 입장에서 오늘 담원과의 경기가 중요한 반환점이다. 3위인 담원을 잡아낸다면 플레이오프 진출의 불씨를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2 LCK 스프링 시즌 최종 순위만 봐도 가능성이 보인다. 당시에도 T1이 전승을 기록하고 젠지 역시 단 3번의 패배만 허용하며 리그가 양극화된 상황이었다. 그 영향으로 공동 5위에 오른 프레딧과 광동의 승수는 단 8승에 불과했다. 총 18번의 경기를 치르는 상황에서 승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얻은 것이다. 당시 프레딧은 5주 차에 3승 7패로 저조한 성적이었으나 2라운드에 들어 5승을 추가하며 역주행에 성공했다.

이번에도 T1과 젠지가 2강 구도를 형성하며 남은 경기를 모두 승리할 경우 비슷한 조건이 마련된다. 농심의 경우 이미 2라운드 첫 경기에서 젠지에게 패했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T1에만 지고 나머지 경기를 다 이긴다면 9승 9패로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생긴다. 한화생명과 프레딧 역시 더 어렵겠지만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긴다면 가능성은 있다.

농심과 담원의 이번 대결에서 변수를 만들어낼 라인은 정글이다. 농심은 6주 차 로스터를 발표하며 콜업했던 정글러 실비(이승복)을 다시 챌린저스 리그로 내려보냈다. 이에 따라 오늘 경기에는 건강 문제로 출전하지 않았던 드레드(이진혁)가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대회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만큼 농심 입장에서 조커 카드가 될 수 있다. 최근 3연승으로 상승세를 보이는 담원 캐니언(김건부)을 넘어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누군가는 희망 고문이라고 할 수 있지만 LCK의 여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극단적인 사례지만 2019년 LCK 서머 당시 SKT T1은 시즌 초반 5연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9연승으로 순위를 끌어올렸고 결국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스포츠의 매력은 예측 불가능성에 있다. 당연히 이길 거라 생각한 팀이 지고, 질 거라고 생각한 팀이 이기는 반전에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팬들을 전율케 한다. 농심, 프레딧, 한화생명은 올여름 반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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