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에 따르면 정체전선을 동반한 저기압이 우리나라로 다가오고 있다. 이 저기압은 현재 중국 내륙지역에 10~40㎜ 정도로 적은 양의 비를 뿌리고 있지만, 우리나라엔 더 많은 비를 내릴 전망이다. 북서쪽에서 내려오는 한랭건조한 공기와 남쪽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서 유입되는 고온다습한 공기 영향을 동시에 받아 세력이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저기압 경로와 가까운 남부지방, 특히 지형의 영향을 받는 남해안에 많은 비가 오겠다. 충청남부도 강수량이 많을 전망이다. 북서쪽에서 내려온 차고 건조한 공기와 남서쪽에서 들어오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만나면서, 저기압 오른편에 강한 비구름대를 발달시킬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예상 강수량은 제주·남부지방(경북북부 제외)·충청남부 20~70㎜(남해안 많은 곳 80㎜ 이상), 충청북부와 경북북부 5~30㎜, 수도권과 강원도 5㎜ 내외다.
이번 저기압보다 세력이 더 센 저기압은 23~24일 우리나라를 지날 전망이다. 이때 비구름대가 20~21일보다 남북으로 더 넓게 형성돼 비의 강도도 더 강할 것으로 예상한다. 저기압에 동반된 수증기량 자체는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밤 이후 서쪽지역과 남해안, 24일 오후 이후 강원영동에 비가 집중적으로 내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상청은 현재 수치예보모델 간 23~24일 강수대 발달지역 예측에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다. 비구름대가 지나가는 지역이나 강수가 집중되는 곳을 아직 특정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장맛비가 내리지 않는 21일 오후부터 22일까지, 그리고 25~26일엔 전국에 폭염이 나타나고 소나기가 오겠다. 우리나라 북쪽에 자리한 고기압은 '블로킹' 현상을 일으키면서, 최근 대기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북쪽에서 남쪽으로 흐르고 있다. 우리나라 대기 상층으로 북쪽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들어오고 있다.
대기 상층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내려앉으면서 고기압이 형성돼 '21일 오후~22일'과 '25~26일' 전국은 맑을 전망이다. 하늘이 맑으면 햇볕이 강하게 내리쫴 지표면을 달구면서 대기 하층 공기가 뜨거워지겠다. 이에 대기 상하층 기온 차가 벌어져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소나기 구름이 만들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현재 수치예보모델들이 27일 이후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 동해상까지 북상해 전국을 덮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같은 시기 티베트고기압도 세력권을 넓히면서, 우리나라 대기 상층도 일부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한여름 무더위가 시작될 때 나타나는 전형적 기압계다. 전망대로면 23~24일 장맛비가 올여름 마지막 장맛비가 될 수도 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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