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가 20일 서울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와 행진 과정에서 소음과 교통 마비가 발생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금속노조는 이날 오후 2시 서울역 앞에 속속 모여들었다. 경찰도 같은 시각 바리케이드를 설치하며 도로 통제에 나섰다. 조합원들이 서울 남대문경찰서 방면 5개 차로 가운데 4개 차로를 차지하며 행진을 준비했다. 서울역 인근 트윈시티 건물 앞에서 서울역 11번 출구까지 350미터에 이르는 긴 줄이 이어졌다. 노조 측은 이날 서울에만 조합원 5000여 명이 집결했다고 밝혔다.
조합원들은 ‘노동 중심 산업전환 노정 교섭 쟁취하자!’, ‘대우조선 하청투쟁 승리하자’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오후 2시 30분부터 대통령집무실 인근인 삼각지역까지 행진했다.
금속노조가 행진 과정에서 스피커를 동원해 구호를 외치자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숙대입구 역 인근에서 구둣가게를 운영하는 이모 씨(69)는 “길이 막혀 손님들도 안 오는데 투쟁 구호까지 너무 시끄러워서 머리가 아플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교통이 마비되면서 시민들과 조합원들 사이에 충돌도 빚어졌다. 금속노조 행진으로 차선이 2차로만 개방된 탓이다. 금속노조 집회 행진이 이어지던 오후 3시께 갈월동 지하차도 앞 교차로에선 차량이 10분에 한 번꼴로 직진신호를 받을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교통 마비를 항의하는 차량 운전자들이 경적을 울려댔다. 한 시내버스 승객은 금속노조를 향해 욕설과 고함을 내질러 충돌이 빚어지면서 경찰이 제지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1시간에 걸친 행진 후 삼각지역 인근에 다시 모인 조합원들은 총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은 “노동자들의 분노가 터져 나오고 있다”며 투쟁을 외쳤다. 이찬우 금속노조 수석 부위원장은 이날부터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금속노조는 이날 같은 시각 경남 거제의 대우조선해양 앞에서도 조합원 7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영호남권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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