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인상 폭 의견 접근…고용 장관 이틀째 거제행

입력 2022-07-20 17:54   수정 2022-07-21 00:55

공권력 투입이 임박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 하도급업체 노사가 20일 막판 협상을 이어갔다. 하도급업체 노사가 일부 내용에서 견해차를 상당 부분 좁힌 만큼 전격 타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파업 사태 해결을 위해 전날에 이어 다시 경남 거제를 찾았다.

대우조선해양 하도급업체 노사는 이날 오전 11시 경남 거제 모처에서 만나 사태 해결을 위한 협상을 했다. 지난 19일부터 본격화한 양측 교섭은 급물살을 탔다가 또다시 결렬 직전까지 가는 등 시시각각 다른 흐름을 보였다. 전날 이정식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파업 현장 등을 찾으면서 협상이 속도를 내기도 했다.

하도급업체 노조는 전날 밤 올해 임금 인상 폭을 5%로 수정한 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이 제시한 인상 폭인 4.5%와 간극을 크게 좁혔다. ‘30% 인상안’만 고집해온 하도급지회가 수정안을 제시하면서 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다만 노조가 내년 1월 1일부터 임금 10% 인상을 요구하자 하도급업체 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임금인상 요구와 별도로 하도급업체 노조는 대우조선해양과 하도급업체 측에 손해배상을 비롯한 민형사상 소를 제기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등은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부했다. 하도급노조 요구대로 합의하면 이 회사 경영진은 주주들로부터 배임 혐의로 소송을 당하게 된다.

하도급업체 노조가 가입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 지도부의 내부 이견으로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오전 11시에 시작된 노사 협상은 오후 3시에 잠시 정회했다가 오후 7시 반에 협상을 재개했다.

이 장관이 현장을 다시 찾으면서 사태가 실마리를 찾을 것이라는 관측도 힘을 얻었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거제 협상 현장을 찾았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거제를 찾은 것이다. 이 장관은 대우조선해양 원·하도급 노사를 각각 면담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 장관이 갑자기 파업 현장을 또다시 찾은 데 대해 “사태 해결이 임박했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해결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지만 아직 기다려봐야 한다”고 전했다.

김익환/곽용희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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