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신매매 방지 등급 20년만에 강등…1→2등급으로

입력 2022-07-20 19:56   수정 2022-07-20 19:57


미국 국무부가 매년 발간하는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한국의 등급이 1등급에서 2등급으로 한 단계 강등됐다.

미 국무부는 19일(현지시간) 188개국을 대상으로 평가해 공개한 '2022년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한국의 등급을 최고 등급인 1등급에서 2등급으로 한 단계 내렸다.

2002년부터 매년 1등급을 유지했지만, 20년 만에 하향 조정된 것으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보고서는 2021년 4월1일부터 2022년 3월31일까지 기간을 평가 대상으로 했다.

미 국무부는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는 인신매매 근절을 위해 최소한의 기준을 완전히 충족하지 않았지만, 이를 위해 의미 있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의 반(反) 인신매매 능력에 영향을 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고려하더라도 전년의 노력에 비해 진지하거나 지속적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 국무부는 인신매매 피해 범주에 속하는 항목 중 성매매, 강제노동, 그중에서도 외국인 피해 문제에 대한 한국의 노력에 비중을 둬 살펴봤다.

그 결과, 구체적으로 전년 평가 기간보다 검찰의 기소 건수가 줄었고, 성매매를 강제당한 외국인 피해자를 오히려 처벌해온 우려 사항에 대응하는 조처를 하지 않았으며, 때때로 피해자들을 추방하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또 외국인 노동자 중 한국 어선에서 강제 노동이 만연하다는 보고에도 한국 정부는 피해자 신원 확인을 보고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성매매 종사자, 어부, 이주 노동자 등 취약 계층에 대한 능동적 감시 △어선 강제노동 등 인신매매범의 기소 및 처벌 강화 △당국자 교육 강화 △피해자 지원을 위한 정식 절차 마련 및 이행 △다른 범죄와 구분한 인신매매 관련 법의 집행 및 피해자 보호 자료 시스템 구축 △기관 간 협력 증대 등을 제안했다.

한편, 미 국무부 보고서는 인신매매의 현황과 실태보다는 피해자를 줄이고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와 실행 등 정부의 노력을 기초로 평가한다.

즉, 낮은 등급은 인신매매가 성생한다는 말이 아니라 정부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담았다는 뜻이다.

등급은 1등급부터 3등급까지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2등급 중에서도 일반 2등급 외에 '감시 리스트' 국가 명단을 별도로 작성하고, 정부 기능이 원활하지 않은 국가는 '특별 사례'로 분류한다.

올해 발표 대상 국가는 188개국 중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 대만 등 30개국은 1등급을 받았다.

한국이 포함된 2등급에는 이탈리아, 일본, 브라질, 이스라엘, 그리스, 인도, 멕시코, 태국, 우크라이나 등 99개국이 포함됐다.

최하등급인 3등급에는 북한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이란, 쿠바, 시리아, 튀르키예(터키) 등 22개국이 포함됐고, 특별 사례는 리비아, 소말리아, 예멘 등 3개국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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