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제약은 안구건조증 치료제 ‘YP-P10’의 미국 임상 2상 첫 환자가 등록됐다고 20일 밝혔다.
YP-P10은 합성 펩타이드를 활용한 바이오 신약이다. 염증에 의한 안구건조증 징후와 증상의 완화를 목표로 한다. 유유제약은 이 약물로 글로벌 기술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YP-P10은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2상은 7개 임상기관에서 총 240명의 안구건조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안전성 내약성 효능을 평가하게 된다.
동물실험에서 기존 약물인 ‘리피테그라스트’ 대비 YP-P10의 우수한 항염증 기전 및 각막 상피세포 치유 효과를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면역이 과활성화된 지질다당류(LPS) 동물 모델에서 염증성 사이토카인 및 케모카인 생성을 낮추는 효과가 더 높았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안구건조 동물모델 전임상에서 YP-P10가 여러 관련 염증 매개체의 활동을 용량 의존적으로 감소시켰다”며 “환자의 각막 손상 정도도 개선됐다”고 했다. 안과수술 후 염증 및 통증 치료제로 쓰이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유사한 항염증 효과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임상 실시기관인 스크립스 클리닉의 프란시스 마흐 각막 사업부문 이사는 “안구건조증은 승인된 여러 치료법이 있음에도 여전히 난제로 꼽힌다”며 “강력한 면역조절 효과를 가진 새로운 치료법이 관심을 받고 있으며, YP-P10이 임상에서 어떻게 작용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세계 안구건조증 환자는 전체 인구 중 최대 50%에 이를 것으로 유유제약은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상용화된 치료제가 많지 않다. 회사가 실시한 미국 안구건조증 환자 415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8%가 안구 건조증을 자체적으로 치료하고 있었다. 이 중 증상 완화를 경험한 사람은 13%였다.
대개는 인공눈물이 많이 사용된다. 눈물은 보습력을 가진 뮤신이라는 점액물질과 물, 지방의 삼층 구조로 돼 있다. 겉면의 지방층이 훼손돼 물이 증발하면 이 구조의 안정성이 깨지며 주변의 면역세포들이 활성화돼 염증을 유발한다. 염증 반응으로 눈물이 다시 증발되고, 인공눈물만으로는 치료가 어려워진다. 염증 억제 치료가 필요하다.
현재 미국에 상용화된 안구건조증 치료제는 ‘레스타시스’(성분명 사이클로스포린)와 ‘자이드라’(성분명 리피테그라스트) 두 개뿐이다. 각각 2003년과 2016년 FDA의 승인을 받았다.
두 약 모두 과도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염증 유발을 최소화한다. 레스타시스는 전반적인 면역체계의 활성을 저하시키는 기전을 갖고 있다. 애브비에 인수된 엘러간이 개발했다. 국내에서는 현재 삼일제약이 레스타시스를 판매하고 있다. 도입 첫 해인 작년 6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자이드라는 영국의 샤이어가 개발한 약물이다. T세포 활성을 억제한다. 2019년 샤이어를 인수하면서 자이드라를 양도받은 다케다가 6개월 뒤 자이드라를 노바티스에 매각하면서 현재는 노바티스의 소유가 됐다.
이들의 뒤를 잇기 위한 경쟁은 국내에서도 진행 중이다. 유유제약 외에 안구건조증 치료제의 미국 출시를 준비 중인 기업은 더 있다. 면역조절이 아닌 항염 효과에 집중하고 있다.
HLB테라퓨틱스(옛 지트리비앤티)는 ‘RGN-259’의 미국 허가신청을 준비 중이다. RGN-259는 항염 효과가 있는 ‘티모신 베타4’를 함유하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염증 유발 인자인 ‘TNF알파’ 억제 기전을 가진 ‘HL036’을 개발 중이다. 현재 미국 임상 3상 중으로 연내 결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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