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체감하는 올 디지털’을 목표로 내건 농협금융이 디지털 전환(DT)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는 디지털 인프라를 고도화해 일하는 방식과 조직문화를 속속들이 ‘올 디지털’로 혁신하고 실제 사업 성과로 연결시키는 게 목표다. 출범 10주년을 맞은 농협금융은 플랫폼사업자로의 변신을 선언하고 고객이 일상의 모든 순간에서 금융을 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종합금융플랫폼을 실현하는 데 힘쓰고 있다.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은 “새로운 10년을 위한 미래기반의 중심에는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디지털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간편뱅킹 앱이었던 올원뱅크는 모든 계열사를 아우르는 대표 관문(포털)으로 재탄생했다. 소비자는 올원뱅크 앱만 있으면 자산관리, 금융상품 가입, 보험 간편 청구, 주식 조회·주문, 바코드 결제, 캐피털·저축은행 연계대출 등 각 계열사의 핵심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해당 계열사 앱에서만 쓸 수 있는 부가서비스의 경우에도 자동 로그인으로 이동이 가능하도록 해 매끄러운 사용자 경험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농협금융은 디지털 기반 경영을 내재화하기 위해 올해 초 그룹 차원의 DT관리체계를 만들었다. 6대 금융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책임지고 이행할 최우선 DT 과제를 발굴하고 이를 중심으로 고객 경험을 혁신하기 위한 전사적인 노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은행의 경우 비대면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고객이 느끼는 세세한 불편 사항(페인 포인트)을 찾아내고 단계별 프로세스를 전면 개선, 비대면 판매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결과 농협은행의 올 1분기 비대면 상품 판매 비중은 1년 전보다 8.6%포인트나 상승했다.
농협생명은 보험금 청구·심사 프로세스 전면 비대화를, 농협캐피탈은 모바일 앱을 신설해 비대면 신용대출을 확대하겠다는 과제를 정했다. 손 회장은 “인구 감소가 가파르게 진행되는 현실에서 디지털 생활에 익숙한 미래 세대를 잡지 못하면 우리의 기존 고객 기반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며 “비대면 프로세스를 꾸준히 개선해 미래 고객 확보에 절실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DT 강화를 당부했다.
비식별 ID란 스마트폰 기기별로 부여된 고유한 인증값이다. 이를 활용하면 개인이 누구인지 식별할 수 없지만 서로 다른 개인을 구별할 수는 있다. 개인정보 침해 우려 없이 개인별 마케팅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가령 특정 고객이 농협은행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남긴 방문 페이지, 선호 채널, 앱 설치 이력, 이용 상품 등의 행동 데이터를 분석하면 유사한 성향의 고객끼리 골라내고 그들에게 맞는 금융 서비스를 제안할 수 있다. 농협금융은 이런 디지털 마케팅을 시작으로 데이터 기반 디지털 생태계를 넓혀가겠다는 계획이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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