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올 2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 상하이 공장 등에서 생산차질이 빚어졌지만, 차값을 인상하면서 이익을 메꿨다는 분석이다.
테슬라는 20일(현지시간) 이러한 내용의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순이익은 전기차 가격 인상 등에 힘입어 지난해 2분기 11억4000만달러(1조4956억원)에서 올 2분기 22억6000만달러(2조9651억원)로 98.2% 늘었다. 조정 주당순이익은 2.27달러로, 월가 컨센서스(1.81달러)를 웃돌았다.
다만 4∼6월 매출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령에 따른 상하이 공장 가동 중단 여파로 흔들렸다. 2분기 매출액은 169억3000만달러(22조2121억원)로, 직전 분기인 1분기(187억6000만달러)와 비교해 9.8% 줄었다.
로이터통신은 테슬라가 상하이 공장 문을 닫으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었으나 전기차 가격 인상으로 이를 만회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배터리에 사용되는 리튬, 샤시에 사용되는 알루미늄과 기타 원자재에 사용되는 비용이 오르면서 올 들어 수 차례 차량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올 2분기 차량 생산대수는 25만8000대며 이중 25만4000대 이상의 차량을 인도했다. 지난 1분기와 비교할 때 소비자에게 전달된 차량수는 17.9% 감소했다. 20만대 중후반대를 기대했던 시장 예측치를 밑도는 수치다.
테슬라는 주주에 보낸 서한에서 공급망 문제 등의 변수가 있지만 올해 전기차 판매 연간 증가율이 50%를 넘을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공급망 병목현상과 중국 내 생산 차질에도 불구하고 올해 150만대 이상을 생산할 수 있다고 연초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60% 이상 증가한 수준. 머스크 CEO는 소비자 인도 물량을 연평균 50% 이상 늘리는 게 장기 목표라고 했었다.
아울러 테슬라는 올 2분기에 보유 비트코인의 75%를 처분해 법정통화로 전환했다며 회사 대차대조표에 9억3600만달러(1조2280억원)의 현금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 CEO는 이날 실적 발표 후 전화회의(콘퍼런스 콜)에서 "우리가 비트코인 상당량을 매도한 것은 중국의 코로나 봉쇄 조치가 언제 풀릴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현금 보유액을 극대화하는 게 중요했기 때문"이라며 "(비트코인 매도를) 비트코인에 대한 어떤 의견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재커리 커크혼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머스크 CEO가 여러 차례 언급해 투자자들 관심을 받은 또 다른 가상자산(암호화폐)인 도지코인 보유분은 전혀 안 팔았다고 덧붙였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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