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인하대 피의자 휴대폰에 왜?" 성폭행 추락사 미스터리

입력 2022-07-21 11:33   수정 2022-07-2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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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21일 인하대 캠퍼스 내 여학생 사망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휴대폰에 외벽이 찍혀있는 시간대가 피해자가 떨어지기 전이냐, 떨어지고 난 다음이냐가 중요 포인트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강간까지는 인정했다. 취기에 결국 여성을 부축하고 학교로 들어간 장면이 찍혀 있지 않나"라며 "강간까지는 본인도 인정했고 피해자가 사망했으니 치사까지는 논쟁의 여지 없이 적용될 수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문제는 이제 그 건물에 떨어지게 된 환경의 특수성, 이런 것들을 우리가 고려해 봐야 한다"면서 "피해자가 사망했으므로 당시의 증거들을 확보해서 추정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다행한 건 피의자가 휴대폰을 현장에다 떨어뜨려 놓고 간 것이다"라고 전했다.

사건을 해결할 단서 첫 번째인 피의자의 휴대폰에는 피해자가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층의 외벽이 찍힌 영상과 피해자 추락 전 남녀 학생이 대화하는 음성이 담겨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 교수는 "음성을 듣진 못했지만, 영상의 녹화 버튼을 눌렀다는 얘기는 아마 성관계, 불법 촬영물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아니고서야 사실 전화기를 들이대야 하는 이유가 없다"면서 "그런 목적으로 시작이 됐는데 문제는 예상 밖의 어떤 상황이 전개돼서 사실은 추락하게 된 건 무언가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발생했던 것 같다"고 추정했다.

이어 "제가 주목하는 부분은 외벽이 찍혀 있는 영상이 있다는 것이다"라며 "그러면 그 외벽을 찍었던 시간대를 추적할 수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만약에 들고 있는 상태에서 몸싸움이 일어나서 여성이 추락하게 된 것이라면 그래서 본의 아니게 외벽의 벽이 찍히게 된 상황이라면 그렇다면 아마도 어떤 신체적인 접촉과 그 압력으로 여성이 추락했을 거라는 인과관계가 어느 정도는 추정이 될 수 있다"면서 "뛰어내리겠다는 여성을 도주하려는 여성을 붙잡아서 위험하니까 뜯어말리는 상황이라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하지만 그랬다면 현장에서 추락하자마자 119에 전화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피의자는 전화하지 않은 채 본인의 증거물이 있을 개연성이 굉장히 높은 휴대폰을 현장에 두고 갔다"고 했다.


이어 "다만 옷가지만 들고 인멸을 시켜야 하는 무엇인가가 옷에 묻어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옷에 다른 장소를 갖다가 숨긴 것으로 추정이 된다"면서 "증거인멸 가능성을 염두에 두게 된다"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추락한 것을 알면서도 결국은 옷가지를 제3의 장소에다 가져다가 이동을 시켜놨다는 얘기는 그것은 결국에는 무엇인가 본인이 은폐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보인다"며 "허술하게 은폐한 걸 보면 본인도 당황스러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교수는 "피해자 추락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것은 죽을 수 있다는 걸 예상했을 것이다"라며 "살인의 고의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예컨대 지금 부작위 살인까지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새벽 3시 50분에 행인이 피해자를 발견했을 때 숨이 붙어 있었다고 한다. 바로 신고만 했어도 살릴 수 있는 목숨이 아니었나"라며 "고의로 밀었든 사고로 떨어졌든 그건 일단 차치하고 신고를 해야 했는데 자리를 피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인하대 1학년인 피의자 A 씨는 인하대 캠퍼스 내 5층 공대 건물에서 지인 B 씨를 성폭행하고 추락해 사망케 한 혐의로 구속됐다.

B 씨는 15일 새벽 3시 49분쯤 피를 흘린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강간과 추락사를 인정하면서도 "고의로 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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