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이 한강 이남 지역과 이북 지역을 가리지 않고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강북 집값이 더 큰 폭으로 내리고 있다. 기준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 부담이 커진 탓이다. 강북을 대표하는 노원·도봉·강북(노·도·강)에서는 전고점보다 억대로 내려간 단지들이 나오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한 공인 중개 관계자는 "아무래도 대출을 끼고 집을 사는 지역이다 보니 금리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고 했다.
2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셋째 주(18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0.05% 하락해 전주보다 소폭 하락 폭이 확대됐다. 특히 강북 14개 구가 0.09% 하락하면서 전주 대비 0.03%포인트 더 내렸다.
노·도·강이 있는 동북권을 중심으로 집값 하락이 가파르다. 도봉구가 0.14% 내려 노·도·강 중에 가장 많이 하락했다. 도봉구 창동에 있는 '북한산아이파크5차' 전용 101㎡는 지난 18일 10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5월 거래된 13억1500만원보다 2억7000만원 빠졌다. 다만 거래 유형이 직거래인 만큼 가족 간의 증여 등 특수거래일 가능성이 높다.
같은 동에 있는 '창동주공2단지' 전용 41㎡도 지난 5일 4억9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4월 6억2800만원에 거래됐던 이 면적대는 불과 3개월 만에 1억3800만원이 내렸다. 다만 이 역시 직거래 매물이다.
노원구는 0.13% 하락했다.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상계주공 7단지’는 전용 45㎡ 지난 15일 6억원(7층)에 거래됐다. 지난 4월 비슷한 층이 6억7500만원(9층)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석 달 만에 7500만원이 떨어졌다. 이 면적대는 지난해 7월 7억2000만원까지 손바뀜해 신고가를 기록했는데, 고점 대비로는 1억2000만원 내렸다.
같은 동에 있는 ‘상계주공 16단지’ 전용 59㎡도 지난 7일 6억3000만원에 팔렸다. 지난 3월 6억5000만원까지 거래되면서 고점을 높였지만, 다시 하락 거래가 이뤄졌다. 이 면적대 역시 지난해 9월 7억1000만원까지 뛰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신고가보다 8000만원 내렸다.
강북구도 0.13% 내렸다. 미아뉴타운 위주로 매물이 쌓이고 있고, 하락 거래가 발생해 전주보다 낙폭이 더 커졌다는 게 한국부동산원 측 설명이다.
상계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강남권은 이미 집값이 15억원을 넘어가면서 대출에 덜 민감한 경우가 많지만 강북지역, 특히 노·도·강에 진입하는 수요자들은 대출을 끼고 집을 사는 경우가 많아 금리에 취약하다"며 "아무래도 금리가 계속 상승 추세에 있고 이자 부담이 커지다 보니 집값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했다.
반면 강남 11개 구는 0.02% 내리는 데 그쳤다. 심지어 서초구는 0.03% 상승해 18주 연속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강남(-0.02%), 송파(-0.02%) 등 다른 강남권 지역은 매물이 쌓이면서 하락세를 보인다.
서울 전셋값도 하락세다. 서울 전셋값은 0.03% 내려 전주보다 소폭 낙폭이 커졌다. 노원구(-0.05%), 강북구(-0.04%) 등이 전셋값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노원구는 상계동과 월계동 선호단지 위주로, 강북구는 미아동 대단지에서 전셋값이 내리고 있다. 강남에서도 전셋값이 떨어지고 있다. 서초는 0.03%, 강남은 0.01% 떨어졌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 전반이 매매 시장 위축과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서 전세 수요가 약해지자 가격이 내리고 있다"며 "강남 지역은 전셋값 절댓값이 높다 보니 월세 수요가 더 많아 월세 선회 건수가 증가, 이에 따른 전셋값 하락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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