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기준 최근 5년간 연 환산수익률은 연 1.96%로, 같은 기간 국민연금의 연 7.9%에 크게 못 미칩니다. 세계 주요국과 비교해도 저조한 수준입니다.
OECD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 퇴직연금 수익률(연 2.6%)은 OECD 34개 회원국(평균 연 5%) 가운데 25위에 그치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연 환산수익률(1.9%)도 OECD 평균(5.1%)을 크게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은혜 NH WM마스터즈 전문위원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의 도입은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변화의 시작으로, 연금 가입자도 단순 가입자를 넘어 투자자로서의 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수익률이 저조한 데에는 가입자의 무관심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회사가 운용 주체인 확정급여(DB)형과 달리 가입자 본인이 운용 주체인 확정기여(DC)형은 가입자가 직접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한 운용지시를 해야 하지만, 가입자 10명 중 9명은 가입 후 별다른 운용지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입 후 운용지시를 하지 않거나, 상품 만기 후 다시 운용지시를 하지 않으면 기존의 정기예금이나 현금 등 대기성 자금으로 방치돼 더 좋은 투자 기회를 잃게 됩니다. 디폴트옵션 도입에 따라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 기대 등을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도입됩니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DC형,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자가 최초 가입 또는 상품 만기 후 별다른 운용지시를 하지 않으면, 사전에 정해 놓은 운용 방법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즉, 퇴직연금이 가입자의 무관심으로 방치되는 것을 막고, 보다 적극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연금 선진국의 사례처럼 디폴트옵션이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가입자 스스로 연금 투자자로서 역량 높여야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한 연금시장 변화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노후 자산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연금 자산을 만들기 위해선 장기적 관점에서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특히, 본인이 직접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DC형, IRP 가입자는 연금 가입자를 넘어 연금 투자자로서 역량 강화가 필요합니다.
디폴트옵션 도입에 따라 퇴직연금 운용에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만, 가입자 스스로 퇴직연금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먼저 본인이 가입한 퇴직연금 제도는 무엇인지, 어떤 특징을 가지는지, 수익률은 어떠한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에서 직접 운영하는 통합연금 포탈 사이트에 방문하면, 본인이 가입한 퇴직연금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 개인연금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습니다. 건강관리를 위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하듯, 퇴직연금 관리를 위해 정기적으로 퇴직연금 운용현황을 점검하면, 앞으로의 운용계획을 보다 구체적으로 세울 수 있습니다.
투자 역량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합니다. 연 1회 제공되는 퇴직연금 가입자 교육에 성실히 임하는 것만으로 기본적인 투자 역량을 갖출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운용지시가 어렵다면 퇴직연금사업자(금융회사)가 제공하는 투자 성향별 연금 포트폴리오를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에 대한 관심이 보다 적극적인 운용으로 이어져, 국내 주식시장을 한 단계 성장시키고, 선순환으로 퇴직연금 가입자의 노후가 든든해지는 나비효과를 기대해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김은혜 NH WM마스터즈 전문위원
'NH WM마스터즈'는 농협금융지주와 각 계열사에서 선발된 자산관리 관련 최정예 전문가 집단으로, 리서치에 기반한 투자전략과 자산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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