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한솥밥 먹었지만"…멀어진 LG그룹·NH투자증권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입력 2022-07-22 11:33   수정 2022-07-23 13:00


"LG그룹 회사채·상장(IPO) 거래가 모두 자기들 것인줄 착각하고 있습니다."

LG그룹 계열사 한 임원은 NH투자증권에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NH투자증권 임원들의 '고자세'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NH투자증권(옛 LG투자증권)은 과거 LG그룹 소속이었다. 한 때 한솥밥을 먹은 만큼 LG그룹 계열사의 회사채, 상장 거래를 주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들어 LG그룹과의 거래가 끊기다시피 했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LG그룹 계열사 경영진이 NH투자증권 관계자들과의 몇 차례 만남에서 감정이 많이 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LG그룹의 관계자도 "NH투자증권 임직원들이 주관사를 따내기 위한 PT 등의 과정에서 무성의한 태도를 보였다"며 "회사 일각에서 NH투자증권 관계자들에게 LG사이언스파크를 출입하지 말 것을 요청할 정도"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1969년 12개 보험회사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한보증권으로 출범했다. 이후 1983년 럭키증권에 흡수되면서 LG그룹의 일원이 됐다. 1995년 그룹 브랜드 변경에 따라 LG증권으로 이름을 바꿨고, 1999년 LG종합금융을 합병해 LG투자증권으로 거듭났다. 2003년 LG카드 사태를 맞아 LG투자증권은 우리금융그룹에 편입됐다. 2014년 말 NH금융지주 산하로 들어가 NH투자증권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한때 '한식구'인 LG그룹 계열사와의 거래 규모도 상당했다.

하지만 올해 초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때부터 관계가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NH투자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 주관사 선정 때 입찰 제안요청서(RFP)조차 받지 못했다. LG그룹 계열 정보기술(IT) 서비스업체인 LG CNS에서도 RFP를 뒤늦게 받은 것은 물론 주관사로 선정도 되지 못했다. LG디스플레이와 LG유플러스가 올해 2월과 6월에 발행한 회사채 주관사 목록에도 NH투자증권은 끼지 못했다.

NH투자증권의 자리를 대신한 것은 KB증권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 CNS 상장 주관사를 꿰찬 것은 물론 올들어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회사채 발행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KB증권의 IB 부문을 이끄는 김성현 사장의 역량이 통한 것"이라며 "겸손하고 친근한 김 사장과 가깝게 지내는 대기업 관계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은 앞으로 2차전지 부문에 상당한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그만큼 '빅딜'도 적잖을 전망이다. 관련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소문에 회사채 발행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만큼 NH투자증권이 LG그룹과의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일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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