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건물주가 되는 것은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잖아요. 커피 한 잔 가격으로 강남 한복판에 있는 건물주가 된다는 것, 꿈 같지만 현실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예창완 카사 대표(32·사진)는 "국내에서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농담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대중들이 꿈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도록 위해 카사를 만들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예 대표는 2014~2016년 크라우드 펀딩 회사 '텀블벅'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거쳐 2017~2018년 벤처캐피털(VC) 옐로우독 투자심사역을 지냈다. 이후 2018년 4월부터 카사를 이끌고 있다.
예 대표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학부 시절을 보낼 때부터 빈부격차, 자산 집중화 등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자산 재분배를 위한 유동화, 간접투자, 대중화 사업모델을 고민하다 카사 창업까지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예 대표가 가진 생각은 투자자들에게도 통했다. 첫 공모 상품인 '역삼 런던빌' 완판을 시작으로 뒤이어 내놓은 상품들도 짧게는 수십 분 내 길게는 수 시간 내 완판했다. 지금까지 카사가 상장한 건물은 총 6개 공모 금액은 384억원이다. 회원 수는 16만명이다. 최근 공모한 천안 TE 물류센터를 기준으로 인원수 약 70%, 금액으론 81%가 재투자했다.
카사가 지금까지 공모한 상품은 총 6개로 이 가운데 '역삼 런던빌'이 1댑스(DABS)당 5738원으로 가장 높은 배당액을 기록했다. 최종 수익률은 연 14.76%(세전)를 기록했다. 역삼 한국기술센터도 연 12.24%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예 대표는 "현재 카사에 상장돼 있는 건물들은 1댑스당 5000원 정도면 매수가 가능하다. 모토가 '커피 한 잔 값으로 건물주가 되자'였기 때문에 액면가를 5000원으로 했다. 5000원이면 강남 건물주가 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두 자릿수의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내는 상품으로 인식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댑스 보유로 배당, 시세차익, 건물 매각차익 등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금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직관적으로 투자자가 카사에 내는 세금은 댑스를 사거나 팔 때 내는 0.2% 수수료와 댑스 매매 차익과 배당액에 발생하는 15.4%가 전부다. 부동산 소유나 매매에 따른 세금 부담은 없다.
예 대표는 "해당 건물에 대한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떼보면 투자자의 이름이 들어가 있지는 않다"며 "투자자는 부동산을 취득하고, 보유하고, 양도한 데 따른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 단지 댑스를 매매한 데 따른 거래 수수료와 댑스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받은 배당에 대한 세금만 내면 된다"고 했다.
일반 투자자는 연간 카사에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이 2000만원으로 한정된다. 별도 신청으로 투자 자격 요건이 입증된 소득 적격 투자자(소득 1억원 초과)는 연간 4000만원까지 가능하고, 증권사로부터 전문 투자자로 인정받은 경우엔 한도 제한이 없다.
카사 직원은 이런 메일을 상당수 받는다. '정말 믿을 수 있는 상품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카사는 상품 신뢰도를 끌어 올리기 위해 부동산을 고르는 것부터 심혈을 기울인다.
예 대표는 "부동산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1순위, 2순위, 3순위 모두 ‘입지’라고 얘기하고 싶다. 입지는 쉽게 바꿀 수 없는 요소이기 때문"이라며 "아무리 좋은 임차인이 있더라도 건물이 논밭들이 펼쳐진 시골에 있다면 서울 한복판에 있는 건물과는 차이가 클 것"이라고 했다.
이어 "두 번째는 임차인"이라며 "부동산 가치는 임차인이 내는 임대료로 인해, 건물을 찾는 수요로 결정된다. 카사가 강남을 중심으로 투자할 건물을 찾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이 밖에 카사는 선정한 건물을 직접 관리하지 않고 신탁사를 통해 관리한다. 투자자들의 예치금도 카사가 보유한 법인 계좌가 아닌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에 특정금전신탁계좌를 만들어 따로 관리하게 돼 있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선 마냥 이를 믿어선 안 된다. 상장 건물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카사는 댑스에 적합한 투자자 유형을 1등급(매우 높은 위험)으로 책정했다. 높은 수준의 투자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단 뜻이다. 1등급 상품에는 정크본드(신용등급 BB+ 이하 회사채) 등이 포함돼 있다.
건물을 거래소에 상장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건물 소유주가 상장을 신청하고, 이후 전문 감정평가법인이 건물에 대한 가치를 평가한 다음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상장심의위원회를 거쳐 건물을 선정한다.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금융당국이 최종 승인을 해주면 건물정보를 공개하고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청약 이후 건물이 상장되고 댑스가 발행되는 식이다.
예 대표는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하고 거래는 주식처럼 한다. 부동산의 장점인 안정성과 주식의 장점인 간편성을 합친 상품이라고 볼 수 있다"며 "굳이 상품 성격을 따지자면 부동산보다는 주식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관련 법도 자본시장법을 따른다"고 말했다.
예 대표는 누구나 쉽게 건물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했다. 그는 "국내에서 연간 약 20조~30조원의 건물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데 거래 상당 부분은 고액 자산가들과 기관을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며 "카사가 성장해 더 많은 일반 투자자들이 건물 투자에 나서는 것이 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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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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