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으로 접히는 기능이 있는 이른바 '오토 폴딩 유모차'에 아기 손가락이 끼여 절단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유모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업체들은 줄줄이 공지를 내며 해당 사고와 자신들의 업체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하는 중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모차 업체들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자신의 업체는 해당 사고와 무관하다는 내용을 공지하고 있다.
A 업체는 "최근 맘카페에서 공론화 되고 있는 오토 폴딩 유모차로 아이가 다치는 불미스러운 사고로 인해 문의를 주셔서 안내 드린다"며 "위 사고는 우리 업체와 무관한 사건임을 안내 드린다"고 했다.
B 업체는 "최근 맘 커뮤니티를 통한 오토 폴딩 유모차 사고와 관련해 저희 내부에서도 해당 사안에 대해 심각성 및 이슈 확산을 인지하고 있다"며 "저희 제품은 폴딩 시 안으로 접히는 연결 구간이 비노출 제품으로 아기의 작은 손가락이 끼일 수 있는 어떠한 작은 구멍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밖에도 다수의 업체는 피해 가족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면서도 사고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맘카페 등을 비롯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7개월 딸을 키우는 엄마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작성한 글이 확산했다.
글에 따르면 작성자는 3개월 전 딸을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해 유모차에 태우고 출발했다. 그러나 출발하는 순간 유모차가 다시 접혔고, 이에 아기의 손가락이 폴딩 부분에 끼여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아이는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급히 옮겨져 봉합 수술을 받았지만, 괴사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작성자가 공론화에 나선 이유는 그가 얼마 전 유모차 회사로부터 민사조정 신청서를 받았기 때문이다.
작성자 주장에 따르면 회사 측은 "신청인(유모차 회사)이 판매한 유모차의 결함으로 인한 사고가 아니고 피신청인(부모)의 사용 부주의로 인한 사고이므로, 신청인은 피신청인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신청인은 이유 없이 유모차 하자를 주장하며 신청인에게 손해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작성자는 "'피신청인 부주의'라는 표현에 너무 분하고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며 "평소 폴딩 장치를 확인하기 위해 '딸깍' 소리를 확인하고 아이를 태우는데, 정말 사용자 부주의인가"라고 반문했다.
사연을 접한 부모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확산했다. 유모차 회사들이 줄줄이 안내문을 내게 된 이유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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