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 신화’로 유명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77)의 디지털 혜안이 교육업계에서 화제로 떠올랐다. 웅진이 윤 회장의 제안으로 경쟁업체보다 한 발 앞서 에듀테크(교육+기술)에 투자한 것이 차례차례 결실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웅진은 이에 힘입어 2020년 대교를 제치고 국내 학습지업계 2위로 뛰어올랐다. 올해는 1위 교원그룹까지 위협할 태세다.
웅진은 업계 1위인 교원그룹(매출 1조815억원)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반면 에듀테크 투자가 늦었던 대교는 지난해 매출 6384억원, 영업손실 267억원을 기록했다. 2위인 웅진과 격차가 더 벌어졌다.
웅진의 실적 개선은 인공지능(AI) 학습 플랫폼 ‘스마트올’이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AI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올은 학생별로 수준별 문제풀이와 오답노트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2019년 11월 출시한 스마트올은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일상화하면서 2년여 만에 회원 수 20만 명을 돌파했다.
이 회사가 에듀테크 시장을 선점한 데는 윤 회장의 역할이 컸다는 전언이다. 윤 회장은 현재 웅진그룹 지분이 없고 경영에 직접 관여하고 있지 않지만, 서울 종로 그룹 본사에 매일 출근해 장남 윤형덕 웅진투투럽 대표와 차남 윤새봄 놀이의발견 대표의 경영고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윤 회장은 수년 전부터 교육과 정보기술(IT) 접목에 관심을 가져왔다”며 “윤 회장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선제적으로 AI에 투자한 것이 현재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웅진은 기존 학습지 영역에서 벗어나 전 연령 대상의 AI 교육 플랫폼 회사로 성장동력을 확장하고 있다. 기존 스마트올을 중심으로 어린이 여가 플랫폼 ‘놀이의 발견’, 성인교육 플랫폼 ‘유데미’, 학원형 클라우드 플랫폼 ‘배컴’ 등 다양한 교육플랫폼을 마련했다.
윤 회장은 역사관 개관에 맞춰 《나를 돌파하는 힘》이라는 제목의 자서전도 냈다. 1980년 웅진씽크빅을 설립한 이후 회사를 경영하며 겪은 성공과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전미영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박사가 이직, 창업 등과 관련한 주제에 대해 묻고 윤 회장이 답한 내용이 담겼다. 윤 회장은 최근 비건 화장품 회사를 창업하는 등 또 다른 신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