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자친구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가 석방됐음에도 다시 찾아가 소주병으로 머리를 내려친 50대 여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허정훈)는 24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성 범죄 등),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50대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는 공소 기각됐다.
A씨는 지난 3월 말께 전남 순천에 있는 전 남자친구 B씨의 현관문을 망치로 부수고 자택에 침입해 소주병으로 머리를 내리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남자친구에게 이별 통보를 받고도 B씨의 집에 강제로 침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A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으나 석방 직후 다시 B씨를 찾아가 망치를 휘두르고 소주병으로 머리를 내려쳐 B씨에게 상해를 입혔다.
A씨는 우발적으로 상해를 가한 것으로 범행에 보복성이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경찰로부터 피해자의 집에 가지 말라고 안내받았음에도 석방 직후 B씨의 자택으로 이동한 점, 구속 당시 피해자의 신고로 교도소에 가게 된 것처럼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 등을 판단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찰 조사 이후 석방됐음에도 다시 피해자의 거주지에 침입해 보복 목적으로 망치로 피해자를 때려 상해를 가했다. 그 범죄행위의 죄질이 매우 무겁다"며 "단, 보복성 범죄를 부인하는 것 이외 다른 범죄 사실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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