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지수 지놈앤컴퍼니 대표(사진)는 24일 “임상에 참여하는 환자 수를 임상 1상(15명) 대비 10배 이상으로 늘려 시험 신뢰도를 크게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놈앤컴퍼니는 2020년 650만달러(약 85억원)를 투자해 지분 52%를 인수하며 사이오토의 1대 주주(7월 25일 기준 64.07%)가 됐다.
지놈앤컴퍼니가 인수를 검토할 당시만 해도 SB-121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에 진입하지 않은 개발초기 단계의 후보물질이었다. 이후 임상 1상을 마쳐 7월 기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자폐증 치료제 후보물질 중 임상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
배 대표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덕분에 자폐증에 대한 관심은 커졌으나 아직 허가받은 약은 조현병 치료제 아빌리파이(오츠카제약) 정도”라고 강조했다.
SB-121은 모유에서 유래한 유산균의 한 종류와 유산균의 먹거리가 되는 당분을 특수 캡슐로 포장해 만들었다. 건강기능식품처럼 먹으면 SB-121에 든 특수 유산균이 장에 도착한 뒤 장과 연결된 신경을 자극해 뇌의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한다.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고 관계 형성이 서툰 점이 자폐증의 주요 증상인 만큼 옥시토신이 자폐증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5월 공개한 임상 1상 결과에 따르면 SB-121은 임상 환자 수는 적지만 자폐증 치료에 효과를 보였다. 배 대표는 “전문가가 아닌 평범한 보호자가 봐도 알 수 있을 만큼 자폐증 증상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며 “사회생활에 필요한 규범 등을 지키는 사회화 부분에서 큰 개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제약바이오업계는 허가받는 자폐증 치료약이 나온다면 수조원대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유병률이 4%인데, 유병률 7%인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의 글로벌시장 규모는 25조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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