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재편 과정에서 국민의힘에 새로 편입된 세력을 중심으로 복지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의 전신)과 국민의당을 거쳐 국민의힘 당권주자가 된 안철수 의원이 대표적이다. 그는 최근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의 가장 큰 단점으로 ‘기득권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들며 “사회적 약자, 소외된 이들을 품는 정당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 발전의 3대 키워드는 자유·공정·사회적 안전망”이라며 “사회적 안전망이 있어야 한 번 실패해도 다시 성공할 수 있는 발판을 가질 수 있고, 그게 실리콘밸리의 정신”이라고 했다.
이 같은 주장은 당내에서 폭넓은 공감을 얻고 있다. 성일종 정책위원회 의장은 기자와 만나 “약자를 품지 못하는 보수는 진짜 보수라 부를 수 없다”며 “오 시장 등의 슬로건과 정책은 당 지도부의 인식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반시장적’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기름값과 대출 부담 완화를 목표로 기업 및 은행을 압박하고, 중소기업의 원가 비용을 대기업에 전가하는 납품단가연동제 도입을 추진하는 배경이다.
다만 성장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 보수의 기존 가치와 상충하는 점도 있는 만큼 ‘쏠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보수가 내세우는 복지는 자립을 위한 마중물로, 무작정 퍼주는 진보의 복지와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당내 주요 인사들이 말하는 복지가 이 같은 철학에 뿌리를 두고 있는지 의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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