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이 세계보건기구의 감염병 최고경보 단계인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로 선언된 가운데 새로운 증상이 추가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이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에 발열과 두통, 근육통, 오한, 피로 대신 입과 항문, 생식기 주변에 작은 종기가 돋는 발진 증상이 새로 추가됐다.
또 퀸메리대 성 보건·HIV 분야 의사 존 손힐은 "다른 증상들은 매독이나 헤르페스 등 흔한 성병과 쉽게 헷갈릴 수 있어 놓치기 쉽다"며 "증상 정의를 확대할 것을 제안한다"고 주장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지난달 말 입과 생식기, 항문 주변 발진이라는 새 증상을 원숭이두창 관련 지침에 포함한 바 있다.
미 일부 지역 보건당국도 새 증상 패턴을 담은 경고안을 마련했는데, 뉴욕시 보건당국이 지난 18일 발표한 경고안에는 발열과 림프절 부종, 항문과 생식기 발진 등 '비정형적 특징'이 담겼다.
증상 외에도, 원숭이두창이 정액을 통해 전염되는지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연구 결과에서도 다시 한번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 32개 정액 샘플 중 29개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됐지만, 전염성을 보이진 않았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혈액 샘플의 경우 대부분 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원숭이두창은 친밀한 접촉을 통해 전파되지만, 성적으로 감염되는 질병으로 명확히 규정되지는 않고 있다.
최근 서구 국가에서 주로 남성과 성관계 한 남성들 사이에서 번지고 있지만, 원래 서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 엔데믹 지역에서는 주로 감염된 동물과의 접촉 또는 가정 내 접촉을 통해 확산해왔다.
한편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원숭이두창 감염사태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선언한다고 밝혔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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