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AT 프로젝트는 Governance innovation(거버넌스 혁신), Resilient ecosystem(회복탄력적 산업 생태계), Exclusive market(배타적 시장), Accelerating platform(성과 창출 가속화 플랫폼), Technological excellency(초격차 기술)의 머릿글자를 따서 이름 붙였다.
공학한림원 관계자는 "기술 패권과 기술 경제 시대를 맞아 글로벌 시장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정부 R&D 시스템이 시장과 제도를 포괄해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림원 측은 특히 정부 R&D에서 '미션(임무) 지향성'이 안 보이는 게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올 기준 30조원에 이르는 R&D 과제 대부분이 개별 과제로 파편화돼 정작 기후변화, 미세먼지, 만성 교통체증, 감염병 등 국민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 해결 능력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한림원은 GREAT 프로젝트를 5개 그룹별로 나눠 과제를 제안했다. 5개 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에너지 전환, 공급망 안보, 지능화 혁신, 바이오헬스 다섯 개다.
공급망 안보 가운데 핵심은 단연 시스템반도체와 전고체전지 등 차세대전지가 꼽혔다. 에너지 분야에선 소형모듈원자로(SMR)와 무탄소 가스터빈, 차세대 히트펌프 등이 제안됐다. 지능화 혁신 분야는 양자컴퓨터, 분산 컴퓨팅 환경에 최적화된 인공지능(AI), 디지털 트윈, 6세대 이동통신(6G) 기반 메타버스 네트워크 등을 우선 과제로 들었다.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선 자율발렛파킹시스템(AVPS)을 곳곳에 구축하자는 제안이 눈에 띈다. 공학한림원 관계자는 "주차장을 찾아 배회하는 시간 및 연료비, 탄소 배출량, 이동시간 등 '주차고통비용'이 2018년 기준 연간 40조원을 넘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했다. 이런 식으로 눈에 보이는 큰 문제를 해결하는 R&D 과제를 설정하고 이를 해결하는 데 산학연 역량을 집중하자는 게 GREAT 프로젝트의 취지다.
GREAT 프로젝트는 공학한림원이 2019년부터 3년간 연구한 한국 산업 구조전환 비전 '산업미래전략 2030'과 지난 3월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작년 말 내놓은 정책총서의 연장선이다.
권오경 공학한림원 회장은 "부처 간 소통이 안 되는 '사일로' 현상이 만연한 구조에선 산업 대전환을 위한 혁신 프로젝트가 작동하기 어렵다"며 "혁신을 유발하는 새로운 모든 것의 시작은 항상 서로 다른 것의 연결과 조합에 있다고 슘페터가 강조했듯 기술과 비즈니스, 정부 거버넌스를 연결하는 한국형 GREAT 프로젝트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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