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프로] 블랙록 "투자 기회 남아있다"…시나리오별 점검

입력 2022-07-25 16:00   수정 2022-08-2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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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현재 경기 둔화 우려가 높은 상황이긴 하지만 투자 기회는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의 여파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세계 경제가 건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변동성 확대 국면 등을 감안해 방어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을 조언했다.

블랙록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전례없는 양적 긴축의 시대 속에서 시장은 높은 변동성 및 불확실성 국면에 진입했다"면서도 "성장이 실직적으로 둔화되기 시작했지만 경제가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점 중 하나는 시장이 경제 둔화 위험을 다 반영했는지 여부다. 경제 불확실성이 큰 만큼 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 블랙록 조사에 따르면 현재 시장 변동성은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당시와 코로나19(2020년) 당시와 비슷한 높은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 블랙록은 "양적 긴축이란 새로운 시대를 앞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서 경제성장률이 낮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며 시장이 급락했다"며 "여기에 전례 없는 수준의 공공 및 민간 부문의 부채가 동반되며 경제 상황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경기 경로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로는 인플레이션 증가율이 있다.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것이 확인되면 다시 경제가 반등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블랙록은 인플레이션 상황에 대해 각종 지표가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인플레이션 관련 부정적인 요소로는 에너지 가격을 꼽았다. 블랙록은 "유럽의 경우 다가올 겨울 내내 에너지 공급 부족을 겪으며 에너지 가격이 더 올라갈 여지가 있다"며 "미국 내 에너지 가격은 이보다 안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부정적인 요소로는 임금이 계속 오르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블랙록은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은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켰는데 노동인구 공급은 이를 따라오지 못하면서 임금 인플레이션을 만들어냈다"며 "양적긴축이 노동시장에 의미있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해 관련 우려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직 강도가 서서히 정상화되는 등 임금 인플레이션 가속도가 완만해질지도 모른다는 초기 징후가 포착되긴 한다"며 "여전히 온라인 구직양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도 짚었다.

반면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긍정적인 지표는 화물운송 병목현상 해소, 중고차 가격 하락 등을 언급했다. 블랙록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특정 분야에서 지속되는 반면 다른 분야에서는 개선되고 있다"며 "세계 무역의 중요 요소인 컨테이너 화물 운송 비용 감소와 함께 중고차 공급 병목 현상이 정상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또 다른 의문은 글로벌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경기 침체가 어느정도의 수요 위축을 불러오느냐다. 블랙록은 현재 경기 수요가 우려할 만큼 축소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블랙록은 "다양한 소득 계층의 소비 패턴을 분석하면 최근 몇 개월 동안 상품에 대한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면서도 "이 수요 감소는 상품에서 서비스 지출로 수요가 이동했을 뿐이지 반드시 경기 후퇴의 신호가 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블랙록은 "경기 성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뉴스 기사 등에서 감원과 고용 동결 등의 언어를 계속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현재 관련 언급이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19 유행기간에 필적하는 수준으로 높아지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따라서 블랙록은 투자 기회가 남아있다고 판단했다. 블랙록은 "거시 경제가 질서있게 조정될 수 있는 기회가 남아있다"며 "다만 투자자들이 새로운 시장 체제에서 투자하는 것의 의미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 압력과 타이트한 노동시장은 아마도 다음달에도 계속될 것"이라며 "헬스케어 등 비탄력적인 수요가 있는 산업을 통해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를 채택하라"고 조언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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