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 만큼 돈 내는' 캐롯손보…3년 만에 유니콘 기업 됐다

입력 2022-07-25 17:58   수정 2022-08-02 15:09

국내 1호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이 3000억원의 자금을 유치한다. 부실해진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캐롯손해보험은 30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위한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이번 유상증자에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펄마캐피탈이 1500억원을 투자해 리드투자자로 나선다. 기존 주주인 한화손해보험 스틱인베스트먼트 알토스벤처스 등이 나머지 15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캐롯손보는 지분 60.44%를 보유한 한화손보가 최대주주다. SK텔레콤(10.68%) 현대자동차(3.74%) 스틱인베스트먼트(9.90%) 알토스벤처스(9.90%) 티맵모빌리티(5.34%) 등이 주요 주주다.

캐롯손보는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기업가치 1조원을 인정받았다. 디지털 보험사 최초로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에 오르게 됐다.

캐롯손보는 2019년 5월 한화그룹 주도로 현대차 스틱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한 국내 기업과 사모펀드 등이 합작해 설립한 국내 최초의 디지털 손보사다. 대표 서비스는 퍼마일자동차보험이다. 차량을 운행한 만큼만 후불로 보험료를 내는 방식을 앞세워 큰 호응을 얻었다.

문제는 부실한 재무구조다.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자본금은 2000억원인데 결손금이 1122억원이었다. 지난해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했지만 재무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캐롯손보가 1년 만에 다시 유상증자에 나선 것은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하고 새로운 성장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보험업은 통상 소비자의 보험금을 부동산, 채권 등에 투자해 이익을 내는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 캐롯손보의 주력 상품인 퍼마일자동차보험은 소액단기보험(미니보험)으로 보험료가 싸다. 가입 기간도 1년 단위로 짧아 효율적인 장기 투자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캐론손보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정보기술(IT) 분야 투자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을 통해 젊은 고객을 공략하고 시장을 키워나가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며 “캐롯손보가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다양한 투자처를 발굴해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구조를 모색하는 등 근본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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