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시신을 집 냉장고에 보관한 20대 아들에게 존속살해 혐의가 적용됐다. 이 아들은 아버지 하반신에 뜨거운 물을 부어 화상을 입히는 등 학대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지검 서산지청은 20대 남성 A씨를 존속살해 및 시체유기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2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월부터 4개월여간 아버지의 얼굴과 몸을 폭행하고, 당뇨와 치매 등 치료를 중단했다. 또 건강 유지에 필요한 약이나 음식을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A씨의 아버지는 영양불량 상태에서 합병증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신 부검 결과 갈비뼈가 부러져 있은 것으로 확인됐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속적인 폭행 등 외부 충격에 따른 골절 가능성을 제기했다.
당초 경찰은 A씨를 존속학대치사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살인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존속살해 혐의를 적용했다. 패륜범죄에 대해 최고 사형까지 선고될 수 있는 존속살해 혐의를 적용했다는 게 검찰 측 설명이다. 존속학대치사죄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 징역형에 처하지만, 존속살해죄 형량은 사형이나 무기 또는 7년 이상 징역이다.
한편, A씨 아버지의 시신은 지난달 30일 냉장실 안에 쪼그려 앉은 모습으로 건물 관리인에 의해 발견됐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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