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상담센터, 커넥티드카, 디지털물류, 스마트홈, 영상 디지털전환(DX)….
각기 다른 사업이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KT가 최근 수년간 새롭게 키워 각각 매출 1000억원대에 도달한 새 먹거리들이다. AI와 데이터, 통신 인프라 등의 역량을 총동원해 기존 대비 효용을 끌어올리는 게 특징이다. KT의 기업 간 거래(B2B) 신사업을 총괄하는 송재호 AI·DX융합사업부문장(부사장)은 한국경제신문에 “‘KT가 이 분야에 대해 뭘 아냐’며 반신반의하던 이들도 시뮬레이션이나 실증사업 후엔 먼저 계약서를 내민다”며 “연내 1000억원대 성장 가능성이 있는 신사업 서너 개를 더 발굴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KT는 요즘 다양한 분야에서 신성장 동력을 육성하고 있다. 작년 출시한 AI상담센터 사업이 대표적이다. 2020년 AI엔지니어 200여 명을 투입해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작년 5월 전국 최대 규모인 KT 콜센터에 처음 적용했다. 이용자 민원과 잘못된 안내, 운영비 등이 모두 줄어들자 금융 보험 유통 분야 70여 개 기업이 앞다퉈 이를 도입했다. 상용화 첫해인 작년 830억원을 수주한 데 이어 올해 수주 목표를 두 배 이상 많은 2000억원으로 잡았다.
국내 1위인 커넥티드카사업도 성장세가 빠르다. KT는 AI 음성인식 서비스, 내비게이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등의 서비스를 운영한다. 서비스 가입자는 작년 말 기준 270만여 명으로 2019년 대비 2.7배 늘었다. KT의 AI ‘기가지니’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AI 아파트 서비스는 올해 누적 수주 100만 가구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빅데이터와 AI 등 기술 역량이 탄탄한 것도 장점이다. 작년 초 시작한 디지털물류사업이 그런 예다. KT가 화물차를 직접 제작·운용해 기성 시장에 뛰어든 게 아니다. 네트워크를 활용해 AI로 물류 동선을 효율적으로 짜준다. 지난해 GS리테일과의 제주도 실증 사업에선 효율성이 17% 높아졌다. 이 사업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6개월간 900억원 규모를 수주했다. 송 부사장은 “화주는 비용을, 차주는 소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윈-윈 하는 구조”라며 “KT는 시장 효율을 높여주는 플랫폼 역할을 해 전체 파이를 키운다”고 설명했다.
장기 먹거리로 보고 공들이는 사업도 있다. 로봇과 우주 데이터 사업이 대표적이다. 로봇은 자체 설계에도 나설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위성기업 자회사인 KT SAT와는 위성을 통해 각종 영상·사진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AI로 분석해 부가가치를 내는 사업을 전개한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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