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풍산은 지난 14일 오후 2시 서울 충정로 풍산빌딩 지하 1층 대강당에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올해와 내년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이 회사가 공식적으로 IR 행사를 한 것은 2015년 1월 이후 7년6개월 만이다.
풍산은 모처럼 개최한 IR 행사에서 방산과 구리 분야에 2022년 이후 3127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기차 소재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해 구리 압연박판 등 설비 증설에 1441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공격 드론과 K9자주포 포탄 개발 등 방산 분야에도 1686억원을 쏟아붓는다. 업계에선 158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되는 ‘개인 휴대 전투 드론(PCD)’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이 드론은 보병이 가방에 휴대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으로 조종이 가능하다.
풍산을 이끄는 류진 회장(사진)은 재계의 마당발 중 한 명이다. 경조사나 크고 작은 행사 등에 빠짐없이 참석하며 재계 인사들과 폭넓게 교류해 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이사 등으로 활동하는 등 외부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회사는 조용하게 경영했다. 시장과의 소통이 거의 없는 탓에 ‘은둔의 기업’이라는 별명이 생기기도 했다. 일각에선 이 회사의 주가가 저평가된 배경으로 ‘조용한 경영’을 꼽는다. 시장에 수익이나 투자 정보를 제공하지 않다 보니 주가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이 회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98배로 극도로 저평가된 상태다.
풍산은 IR 행사에서 올해 세전이익 목표를 1600억원에서 21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구리제품 가격이 뜀박질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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