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가 왜 거기서 나와?"…박은빈은 버스로 김희선은 홈쇼핑으로 [이미경의 인사이트]

입력 2022-07-27 08:34   수정 2022-07-2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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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들이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 전략을 펼치면서 플랫폼에서 스트리밍되는 드라마 콘텐츠 홍보도 활발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드라마를 시청하는 주요 매체가 TV였지만 최근에는 모바일을 통한 OTT플랫폼 시청자가 많아졌다는 점을 고려해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드라마 제작사들은 광고비용은 높으면서도 시청자 유입 효과는 수치화하기 힘든 '4대 전통 광고매체(TV·라디오·신문·잡지)' 보다는 '가성비(가격대비효과)'가 좋은 광고 매체를 통한 홍보를 늘려가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광고 중 드라마 비중 6.1%→23.2%
27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버스 외부에 이미지나 문구를 노출하는 '버스외부광고'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광고 중 드라마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6.1%에서 2021년 23.2%로 증가했다. 최근 화제를 끌고 있는 ENA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 역시 서울시내를 도는 버스에 광고를 집행했다.

이 같은 광고 집행에는 OTT시장의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OTT 플랫폼을 통해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이 많아지며 드라마 제작사들은 이들의 영상 콘텐츠 소비 패턴을 고려하게 됐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OTT 서비스 이용률은 2019년 52.0%에서 2020년 66.3%, 2021년 69.5%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OTT서비스 이용자의 92.2%가 스마트폰을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다 보면 버스를 타고 있는 시간내내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다"며 "스마트폰 이용률이 높은 사람을 타깃으로 할 때 버스외부광고는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OTT 서비스를 유료 결제해 이용하는 사람들 중 대학생이나 직장인이 많다"며 "버스 중에서도 대학가나 직장인이 많은 강남, 광화문 등에 드라마 광고를 집행하는 사례가 많다"고 덧붙였다.
TV광고도 '매스 마케팅' 대신 '타깃' 맞춰 효율적으로

콘텐츠 제작사가 TV 광고를 전혀 안 하는 건 아니다. 일례로 '우영우'만 하더라도 드라마 본방송이 진행되는 ENA채널에서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 ENA본채널을 비롯해 ENA드라마, ENA스토리 등에서도 드라마 출연진들이 "우영우는 ENA"라고 외치는 장면이 담긴 광고 동영상이 수시로 나온다.

다만 TV를 통한 드라마 홍보 역시 불특정 다수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매스 마케팅' 보다는 홍보하려는 드라마를 볼 가능성이 높은 시청층을 집중 타깃으로하는 마케팅이 강조되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가 '블랙의 신부' 홍보를 GS샵 TV홈쇼핑을 통해 진행한 것이 대표적인 예시다. 넷플릭스는 지난 13일 드라마 주연 배우 김희선 등을 출연시켜 홈쇼핑 방송에서 30분간 드라마를 소개했다.

결과적으로 이 마케팅은 성공적이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프로그램 시청 가구 수는 1만9242가구로, KT 인터넷TV(IPTV) 가입자 기준으로 전주 같은 시간대 GS샵 방송 프로그램보다 63% 많았다. 실시간 채팅 메시지인 '라이브톡' 역시 방송 시간 동안 2만 건이 넘으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드라마 장르와 내용이 TV홈쇼핑 시청자와 잘 맞다고 생각해 새로운 방식의 마케팅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OTT플랫폼, 새로운 광고 채널로 뜰까…넷플릭스 '광고요금제' 출시 예정
OTT 시장이 커지며 자사 플랫폼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드라마 콘텐츠에 대한 광고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OTT는 산업 특성상 일정 수준 이상의 회원이 확보되면 이 회원을 두고 서로 경쟁을 해야 한다. 플랫폼사 입장에서는 '우리 플랫폼의 콘텐츠가 더욱 풍성하다'는 점을 이용자들에게 강조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넷플릭스가 저가형 광고요금제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OTT플랫폼이 '가성비 높은 콘텐츠 광고 플랫폼'으로 떠오를지도 주목된다. 넷플릭스는 내년 초 플랫폼에 광고를 붙이는 대신 이용자들이 저렴한 요금으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요금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OTT 플랫폼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나름 매력적인 광고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콘텐츠 광고를 집행하는 광고주라면 특히 OTT플랫폼을 눈여겨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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