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법인세율 인하는 국제적인 추세다

입력 2022-07-27 17:22   수정 2022-07-28 00:08

문재인 정부 시절 늘어나는 재정지출을 감당하기 위해 무리한 전방위적 증세정책이 시행됐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세제의 대폭적인 강화와 더불어 법인세율을 종전 22%에서 25%로 대폭 인상했다. 당시 주요 선진국(미국 21%, 독일 15.8%, 일본 23.2%, 영국 19% 등)과 비교해 봐도 매우 높은 수준이었고 이런 수준을 5년간 계속 유지했다.

그러나 현재 그 자화상은 어떠한가? 고소득층과 기업에 대한 과세 강화를 통해 부의 재분배가 어느 정도 달성됐는지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가운데, 높은 세부담은 기업의 경쟁력과 투자여력을 줄이고 국민 경제의 성장잠재력도 급강하시켰다. 나아가 우리보다 세율이 낮은 나라에서 번 소득을 세율이 더 높은 국내에서 과세당하지 않기 위해 해외 현지에 소득을 유보해두는 이른바 ‘해외유보소득’이 2021년만 해도 6500억여원에 이른다고 보도가 나오고 있다. 결국 우리 기업이 벌어들인 소득이 건전한 생산활동으로 환류되지 못하고 배당 등 국민 후생 증대에도 연결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돼온 것이다.

이제는 이러한 고세율 정책을 손볼 때다. 개인적으로는 법인세율은 5년 전 문재인 정권이 시작하기 전 상태로 되돌려 22%로 인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여기에 과거 전통적으로 그래왔던 것처럼 저세율 구간을 하나 또는 두 개 정도 두면 충분하다고 본다. 마침 올해 세법 개정안에서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과표 200억원을 초과하면 22%로, 200억원 이하는 20%로 하되 중소·중견기업은 과표 5억원 이하에 대해 10%의 특례세율을 도입한다고 한다. 기업 활동의 활력을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고루 활성화하려는 정책적 판단으로서 환영할 만한 소식이다.

법인세율 인하는 국제적인 추세와도 부합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 비중은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세율 인하로 인한 세수 감소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거 우리 경험에서 보더라도 외환위기를 거친 후 법인세율을 2002년에 1%포인트, 2005년에 2%포인트 인하한 바 있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법인세수는 계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원인은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과 재무구조 개선 등으로 인해 세수 기반에 해당하는 기업 소득과 과세표준이 크게 증가한 것과 관련이 깊다고 분석된다. 법인세율 인하 시 세수 효과와 관련해 중요한 우리의 산 경험이다.

결국 과거 우리가 표방했던 “낮은 세율, 넓은 세원”이 올바른 조세정책 기조였다고 본다. 세율을 높이지 않아 세부담을 완화하면서도 세수에 영향이 없거나 오히려 증가할 수 있는 세제를 만들어야 한다. 세율 인하와 더불어 디지털세, 구글세, 데이터세 등 시대 흐름에 맞는 신세원 발굴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이제 출항을 시작한 새 정부의 첫 세법 개정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밝은 신호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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