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패션기업들 사이에 수익성 제고를 위해 해외 브랜드를 수입·판매하는 게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고가의 해외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는 게 배경이다.
토종 패션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전개하던 한섬도 해외 패션 브랜드 사업을 강화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한섬은 ‘시스템’ ‘타임’ 등 입지가 탄탄한 국내 패션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으나 해외 브랜드가 없다는 게 약점으로 꼽혔다.
한섬은 스웨덴 패션 브랜드 ‘아워레가시(Our Legacy·사진)’와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하고 다음달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 첫 단독 매장을 연다고 27일 발표했다. 아워레가시는 2005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첫선을 보인 패션 브랜드다.
간결한 북유럽 스타일의 디자인이 특징이다. 최근엔 BTS의 뷔 등 연예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MZ세대가 선호하는 ‘신명품’ 브랜드 중 하나로 관심을 모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기반을 둔 스트리트 브랜드 ‘스투시’ 등과 협업한 이색 한정판 상품은 출시될 때마다 완판 행진을 벌이고 있다. 판매 가격은 아우터 45만~180만원, 티셔츠 23만~65만원, 니트 41만~97만원, 팬츠 43만~65만원 등으로 비교적 고가다. 한섬은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을 시작으로 주요 백화점에 단독 매장을 순차적으로 낼 예정이다.
한섬은 이번 아워레가시 론칭을 시작으로 앞으로 해외 패션 신규 브랜드를 지속해서 선보일 계획이다. 내년 초에는 수입 의류 편집숍 브랜드 ‘톰그레이하운드’의 남성 전문 매장을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한섬 관계자는 “한섬에서 국내 패션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전체의 70% 수준”이라며 “해외 패션사업을 강화해 매출을 끌어올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간 국내 패션회사들은 해외 브랜드를 독점 유통해 높은 수익을 올려왔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메종 키츠네’ ‘꼼데가르송’, LF는 ‘이자벨마랑’,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메종’ ‘마르지엘라’ 등이 효자 노릇을 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패션기업이 해외 패션 브랜드 사업을 강화해 실적을 개선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