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에 머물고 있는 이 대표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가 있는 여의도를 ‘그 섬’, 울릉도를 ‘이 섬’이라고 표현하며 문자 메시지 노출 사태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이 대표는 “그 섬에서는 카메라 사라지면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지르고, 카메라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으로 악수하러 오고”라며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 받아와서 판다”고 적었다.
전날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윤 대통령이 권 직무대행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이 대표를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고 표현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이 메시지를 두고 이 대표의 징계를 둘러싼 윤 대통령의 의중, 이른바 ‘윤심(尹心)’이 확인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 대해 이 대표가 ‘겉은 번지르르하나 속은 변변치 않은 것’을 뜻하는 사자성어 양두구육에 빗대 비판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어 “이 섬(울릉도)은 모든 것이 보이는 대로 솔직해서 좋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6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뒤 호남과 강원, 충청, 영남 등 전국을 돌며 장외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해당 문자는 윤 대통령의 이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뜻을 의미한 건 아니다”며 “특별히 오해는 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한 것과 관련, “전혀 오해의 소지가 없이 명확하게 이해했다”며 “못 알아들었다고 대통령실이 오해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해당 문자가 자신에 대한 윤 대통령의 부정적 태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점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