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분기는 1분기에 이어 상당한 약세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혼란기에도 로보어드바이저의 투자수익률이 지수를 지속적으로 웃도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관심을 둘 만한 대목입니다.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er)는 로봇(Robot)과 투자전문가(Adviser)를 합쳐 만든 단어로 2002년에 처음 사용되기 시작한 신조어입니다. 컴퓨터 알고리즘을 사용해 고객과 금융 데이터를 분석하고 어디에 투자하면 좋을지 추천해 주는 서비스를 의미합니다.
투자자들이 접할 수 있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은행의 상품추천형 서비스, 투자자문사의 투자자문형 서비스, 증권사의 투자일임형 서비스 및 정보제공형 서비스 등이 있습니다. 2022년 1월 발간된 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2025년 기준 약 3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2022년 6월 현재 로보어드바이저 계약자 수는 43만명이 넘고, 운용금액도 1조8381억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투자자들에게는 아직 많이 낯선 로보어드바이저의 신뢰감을 높여주고 철저한 검증을 하기 위해 코스콤(옛 한국증권전산)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즉, 다양한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들이 고객의 돈을 직접 운용하기 전에 일종의 모의고사를 치르는 곳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7월 19일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센터의 발표에 따르면 2022년 2분기 위험중립형 로보어드바이저의 수익률은 -5.00%로 5분기 연속 벤치마크인 코스피200지수 수익률(-15.98%)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고 합니다. 한국, 미국 등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긴축 정책의 가속화, 유례없는 물가상승률, 경기 침체의 우려 등으로 코스피 뿐만 아니라 미국 S&P500(-16.45%), 일본 NIKKEI225(-5.13%) 등도 하락했습니다. 다만 로보어드바이저들은 우수한 자산배분능력에 힘입어 주요 주가지수 대비 초과수익률을 거두었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의 가장 큰 장점은 자산관리 서비스의 높은 문턱을 확 낮출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은행, 증권사 등 금융회사는 거액 자산가들에게 집중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왔습니다.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는 몸이 하나뿐인 인간이 아닌 IT 서비스이기 때문에 다수의 대중에게 접근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빅데이터 분석 능력, 감정이나 선입견에 휘둘리지 않는 객관성, 멀티태스킹 능력 등으로 포트폴리오 구성 능력이 탁월합니다. 이직이 잦은 펀드매니저, 노화 등을 막을 수 없는 인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물론 로보어드바이저에게도 단점은 있습니다. 알고리즘 자체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는데, 이를 발견하기가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왜 투자수익률이 높았는지, 왜 투자수익률이 낮았는지 그 이유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많은 경우는 아니지만, 로보어드바이저가 해킹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극복하지 못하는 경우처럼 시스템에 의한 자산운용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은 특성상 로보어드바이저는 성장형이나 공격적인 투자성향의 운용보다는 위험중립형 투자성향이나 절대수익추구형 투자에 더 잘 어울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글로벌자산배분형 펀드 등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무섭게 성장할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에도 꼭 관심을 기울여보아야 할 것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조재영 웰스에듀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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