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백 감축은 전임 박남춘 시장이 결정한 것'
유정복 인천시장(사진)은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인천 지역화폐인 인천e음과 관련해 이런 내용을 담은 글을 올렸다.
유 시장은 "e음카드의 캐시백 비율과 한도액 축소와 관련해 시민의 오해가 있다"며 "이는 민선 7기 박남춘 (전) 시정부에서 편성한 예산이 거의 다 소진돼 민선 8기가 출범하기 전인 지난 6월에 캐시백 축소 방침을 결정하고 7월 1일부터 시행토록 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시 말하자면 유정복 시정부에선 앞으로 재정 상황을 분석해 합리적인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7월 1일부터 10%의 캐시백 비율을 5%로 줄이고, 캐시백을 지급하는 결제액 한도를 월 50만원에서 30만원으로 낮춘 바 있다. 인천시 e음카드는 시민들이 충전한 지역화폐를 결제 시 일정 비율로 깎아주는 '결제 할인형' 방식으로 운영된다. 전임 정부에서 캐시백 재원 줄어들자, 비율 및 한도 축소를 결정했다는 게 유 시장의 설명이다.
캐시백 비율은 지역화폐 사용량에 결정적이다. 캐시백이 없다면 사용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지역화폐는 충전을 거쳐야 해 불편하고, 대형마트 등에서도 사용할 수 없다.
인천시에서 캐시백 비율 축소 여파는 고스란히 사용액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경인일보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이달 1일~18일 인천e음 결제액은 1822억원으로 지난달 1일~18일 2456억원에 비해 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서구, 계양구, 부평구, 연수구 등 기초지자체가 별도로 운영하는 지역화폐 사용액도 감소했다. 지난 2월 인천e음에 추가로 지급하던 캐시백 5%를 2%로 하향 조정한 서구e음의 이달 1~17일 결제액은 전월 동기 대비 22% 줄었다.
인천 지역화폐 e음은 전국 지자체 중 가장 크게 흥행하고 있다. 인천e음 서비스 가입자는 230만명으로 인천 인구의 77%에 달한다. 인천 부평구에 사는 김모씨(46)는 "아내와 부모님이 사용하는 것은 물론 고등학생 자녀의 용돈도 e음카드로 충전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시 등 여당 민선 시장이 당선된 곳에선 재정 부담을 이유로 지역화폐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가운데, 캐시백 비율 축소 여파로 여론의 부담을 지게 된 유 시장이 해명에 나선 것이다.
인천e음은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마련하고 있는 축에 속한다. 인천시는 e음 모바일 앱을 통해 택시를 호출하고 결제하는 e음택시, 인천직구 등의 쇼핑몰 결제, 배달 서비스, 기부서비스, 투표 및 설문, 학생증·사원증·아파트 출입카드 등 다양한 부가 기능을 운영하고 있다. 별도의 앱 설치나 회원가입 없이 지역화폐를 바로 사용하고 결제 및 캐시백이 가능하다. 230만명의 회원을 부가 서비스 이용자로 한번에 끌어들일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여겨진다.
10%에서 5%포인트 줄어든 캐시백 비율을 결국 시민들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은 캐시백의 재원도 세금이기 때문이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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